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48.5→18%' 해외 유턴파의 습격, 더더욱 주목 못받는 대학 선수들

by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졸 선수 지명 숫자는 5년 사이 48.5%에서 18%로 절반 이상 감소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다음달 2019년도 신인 2차 드래프트를 개최한다. 지난 6월말 10개 구단이 지역 연고 1차 지명 선수를 발표했고, 나머지 선수들의 행선지가 결정된다.

현재까지 이번 신인 드래프트의 스포트라이트는 '해외유턴파' 선수들에게 쏟아지고 있다. 미국 마이너리그와 일본프로야구(NPB)를 거쳐 이번 드래프트 '최대어'로 꼽히는 이대은(경찰)은 1라운드 1순위 지명권을 가지고있는 KT 위즈의 선택이 유력하다. KT 구단도 공개적으로 이대은에 대한 지명 의사를 인정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년 동안 독립리그-개인 훈련으로 유예 시간을 채운 이학주는 이대은에 이어 1라운드 2순위 지명이 유력하다. 고등학교 졸업 후 곧바로 메이저리그 구단과 계약을 맺어 미국으로 건너갔던 해외파 선수들이 최유력 1,2순위 후보들이다.

이대은, 이학주 외에도 하재훈 김성민 윤정현까지. 총 5명의 해외유턴파가 이번 드래프트 참가 신청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오는 20일 해외파 트라이아웃을 거쳐 최종 평가를 받는다.

대어급 선수들이 KBO리그 '유턴'을 선언하면서, 올해 졸업예정자들은 주목도가 떨어진다. 그중에서도 대졸 선수들은 더더욱 설 자리가 없다.

지난 5년 동안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졸 선수들의 지명 확률은 크게 감소했다. 2012년에 열린 2013년도 드래프트에서 43.2%(95명 중 41명)에서 2014년도 48.5%(105명 중 51명)으로 증가했으나 이후 꾸준히 감소 추세다. 2015년도 드래프트에서 37%(100명 중 37명), 2016년도 34.5%(110명 중 38명), 2017년도 23%(110명 중 23명)에 이어 지난해 열린 2018년도 드래프트에서는 100명 중 18명만(18%) 대졸 선수였다.

1차지명 선수 중에도 대학 출신 선수들은 가뭄에 콩나듯 귀하다. 2017년 1차 지명 선수 가운데 두산 베어스가 지명한 최동현(신일고-동국대)만 대졸이었고, 2018년 1차 지명에서는 삼성 라이온즈가 지명한 최채흥(상원고-한양대)뿐이었다. 이번 2019년 신인 1차 지명에서도 대졸 선수는 LG 트윈스가 지명한 이정용(성남고-동아대) 한명밖에 없다.

몇년 전까지만해도 대졸 선수는 '즉시전력감'으로 평가받았지만, 최근들어 구단들이 자체 육성에 관심을 크게 기울이면서 대졸 선호 현상도 거의 사라졌다. 대학을 졸업하고 프로에 입단한 선수는 고졸 선수들에 비해 나이나 성장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올해도 양찬열(단국대) 박지원(홍익대) 등 주목받는 대학 졸업 예정자들이 있지만, 드래프트에서는 '해외유턴파' 선수들과 고졸 선수들에게 주목이 쏠리는 상황이다.

한 아마야구 관계자는 "대졸 선수들이 객관적인 실력에서 밀리는 경우에는 어쩔 수 없다. 하지만 학습권 보장을 이유로 몇몇 학교를 제외하고는 훈련의 질이 많이 떨어졌고, 그로 인해 대학야구가 더더욱 관심을 못받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또 선수들에게 '그러니까 왜 대학을 갔냐. 고등학교 졸업하고 지명을 못받으면 야구를 그만둬야 하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그건 너무 무책임한 발언이다. 엘리트야구가 근간인 우리 야구 실정을 감안하면 선수들 입장에서도 결코 쉬운 선택이 아니다"라며 안타까워했다.

실제로 올해 LG의 1차지명을 받은 유일한 대졸 선수 이정용은 지명 직후 "고등학교때까지는 그저 그런 선수였지만, 대학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변경하고 실력이 많이 성장해 1차지명을 받을 수 있었다"며 대학야구 선수들에게도 관심을 가져줄 것을 호소했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