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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아는 와이프'는 반신반의 했던 작품이다. '아는 와이프'는 방송 전 현실부부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춘데다 이들이 과거로 돌아가 서로의 소중함을 되새긴다는 내용도 겹쳐 장나라 손호준 주연의 '고백부부'와 비교선상에 놓였다. 그래서 시청자는 비슷한 설정에서 오는 기시감을 어떻게 지워낼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하지만 모두가 기대했던 대로 '믿고 보는' 지성과 한지민의 차진 열연은 모든 우려를 깨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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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민의 연기변신은 충격 그 자체였다.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강했던 한지민은 이번 작품에서는 억척스러운 아줌마 연기로 확실한 변신을 꾀했다. "비주얼을 포기했다"던 말대로 화장기 거의 없는 얼굴에 후줄근한 홈패션으로 무장하고, 악을 쓰고 욕설을 내뱉는 한지민의 모습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하지만 그의 아픈 속내도 드러났다. 어머니는 치매 증상을 보였고, 맞벌이를 하면서도 독박 육아와 독박 살림을 하느라 제 몸 하나 간수할 틈이 없었던 것. 그 와중에 남편 차주혁은 버팀목이 되어주지 못했고, 삶의 무게를 온전히 떠안은 서우진은 점점 분노조절장애 증상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이처럼 화끈한 연기변신을 보여주던 한지민은 또 한번의 반전을 시도한다. 차주혁이 과거의 선택을 바꾼 뒤 '리셋' 된 서우진은 과거와 180도 다른 모습이다. 환하고 예쁜 미소를 되찾았고, 그로 인해 윤종후를 비롯한 남심을 흔들기도 한다. 그러나 여전히 서우진은 똑 부러지는 강단 있는 성격으로 꿋꿋이 제 할일을 다 해내는 '똑순이' 커리어 우먼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주체적이고 자립심 강한 여성상을 대변하게 된 것. 그러면서도 잠든 자신의 머리를 쓰다듬는 손길을 느끼고 차주혁에게 손을 달라고 해 머리를 쓰다듬어 보는 등 걸크러시 면모로 앞으로의 관계 변화와 러브라인을 기대하게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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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촘촘한 대본과 센스있는 연출도 큰 역할을 했다. '고백부부'가 주인공들이 과거를 되짚어보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며 일상과 주변의 소중함을 깨닫는 과정을 그렸다면, '아는 와이프'는 하나의 선택으로 인한 변화, 즉 현재의 나비효과에 좀더 중점을 두고 있다. 차주혁의 선택이 바뀌며 주변의 운명과 관계까지 변화하는 과정을 스피디하고 무겁지 않게 풀어내며 앞으로의 전개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식이다. 이 때문에 '아는 와이프'는 '고백부부'와는 확실한 차별점을 갖게 됐고, 타임슬립과 판타지의 중간 지점에서 교묘한 밸런스를 맞출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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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lk78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