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김여진이 아이를 잃은 엄마를 연기하는 데에 가장 신경 쓴 부분에 대해 말했다.
아들이 죽고 대신 살아남은 아이와 만나 점점 가까워지며 상실감을 견디던 부부가 어느 날, 아들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살아남은 아이'(신동석 감독, 아토ATO 제작). 극중 아들을 잃은 후 실의에 빠진 엄마 미숙 역의 김여진이 27일 서울 동작구 사당동 아트나인에서 가진 라운드 인터뷰에서 개봉을 앞둔 소감과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김여진은 이창동 감독의 '박하사탕'(2000),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2002) 등 국내 영화계 거장들과 작업한 연기 경력 20년의 베테랑 배우. 그는 영화는 물론 MBC '내 마음이 들리니', ㆍKBS2 '구르미 그린 달빛', KBS2 '마녀의 법정' 등 다양한 장르의 드라마를 통해 오로지 연기력만으로 관객의 신뢰도를 쌓아 올려왔다.
그런 그가 이번 '살아남은 아이'에서 아이를 잃은 후 실의에 빠진 미숙 역으로 열연을 펼쳤다. 감정의 진폭이 크게 변화하는 쉽지 않은 역할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관객이 소스란히 미숙의 감정에 몰입하고 따라갈 수 있도록 진정성을 부여하는 연기를 펼쳐 다시 한반 대체불가 배우임을 증명했다.
김여진은 영화 전과 후에 달라진 생각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미숙을 경험하지 못했다면 어떤 슬픔을 가진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고 쉽게 말할 수도 있다. 정말 그 사람이 겪은 감정상태나 슬픔을 들여다 보지 못한다. 그럴 바에는 어떤 이야기를 하려고 하는 것 보다 그냥 입을 닫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가 모르는 슬픔이라면 쉽사리 입을 떼지 않고 가만히 옆에 있어주는 게 최선의 길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아이 잃은 엄마를 연기한 것에 대해 "'유가족'이라고 해서 슬픔을 대상화 하지 않는다는게 정말 힘든 일이었다. 저는 연기하면서 '난 유가족이야'라는 그 설정에 얽매이지 않아야 했다"며 "그저 미숙이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이고 어떤 슬픔을 겪고 있고 어떤 방식으로 살고 있냐에 집주해야지 '슬픈 사람' '유가족'이라는 명제에 빠져선 안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여진은 슬픔의 크기는 다 다르고 그걸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비난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슬픔의 색깔은 다 다르다. 표현하는 것도 다 다른 거다. 예를 들어 제가 '아이들' 이라는 영화에서 아이가 실종된 엄마의 역을 맡았다. 그 아이는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었고 그래서 오히려 범인으로까지 몰렸다"며 "저도 그분의 목소리 음성을 들었을 때 저도 깜짝 놀랐다. 그런데 그건 그냥 우리의 생각이 뿐인거다. 저 조차 아이 잃은 엄마는 어떤 모습을 대상화 한거다. 실제로 그렇게 어떤 슬픔을 대상화 하는 사람도 많다. '너 피해자 답지 않아!' '너 유가족 답지가 않아' 라고 손가락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이 영화에서는 아이를 잃은 사람의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살아남은 아이'는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됐을 뿐 아니라 각종 국제 영화제에서 초청·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 받은 작품. 신예 연출자 신동석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최무성, 김여진, 성유빈이 출연한다. 8월 30일 개봉.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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