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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0회, 오지로 떠나는 닥터 이재훈(52) 씨. 지금까지 진료한 환자 수만 5만 명. 2천 가지의 의료장비를 싸고 풀기만 수십 차례다. 강도에게 붙잡히고, 차량이 전복되기도 부지기수. 그렇게 도착한 오지마을의 의료 환경은 눈 뜨고 보기에 처참했다. 의사의 존재조차 몰라서 병은 조상의 저주라 여겼던 원주민들. 그들 중 95%는 아플 때마다 무당을 찾아다녔다. 그래서 처음엔 외지에서 온 이방인 의사를 거부했던 원주민들, 그러나 '머리부터 발끝까지 신이 내려온다'라는 그의 신묘한 의술이 알려지자 환자들은 그를 만나러 수 킬로미터를 걸어오기 시작했다. 환자를 빼앗긴 현지 무당들에게 독살의 위협까지 받았단다. 그렇게 13년. 그는 왜 오늘도 마다가스카르 길 위에 있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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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활을 다 끝내기도 전에 마다가스카르로 날아온 재연 씨. 오늘만큼은 공항에서 남편보다 반가운 얼굴이 있었으니,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는 막내아들 이진행(20) 씨. 여름방학까지 반납하고 마다가스카르 최북단 안치라나나까지 동행하기로 했다. 혼자 집에 두기 걱정스러워서 데려왔는데 웬걸, 공대생답게 조립도 척척 해내고 샤워실 하수구도 뚫는다. 강력한 돌풍에 텐트가 휘청거려도 함께 있어서 마냥 행복하기만 한 이 가족. 삼남매는 11살, 9살, 5살 때 부모님을 따라 마다가스카르로 왔고 진학을 위해서 곧바로 케냐로 떠나야 했다. 왜 평범한 삶을 살지 못하냐고 원망도 했던 아이들. 그러나 이젠 막내뿐만이 아니라 삼남매 모두가 부모와 한마음으로 이 길을 걷고 있다. 가족의 꿈은 단 하나. 언젠가 함께 길 위에 서 있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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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lzllove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