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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상황이 변했다.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가 이뤄질 경우 통신사 입장에선 새로운 경영전략 마련이 불가피하다. 특히 CJ헬로가 제4이동통신사로 거듭나는 것도 그냥 지나치기 어려운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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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거론되는 딜라이브의 인수 책정가는 약 1조3000억∼1조5000억원 수준이다. 현 대주주인 채권단이 딜라이브에 투자한 금액과 비슷하다. 딜라이브는 2016년 당시 대주주인 국민유선방송투자(KCI)가 채무를 불이행하면서 신한은행, 국민연금 등으로 구성된 채권단에 경영권이 넘어갔다. 이후 채권단은 투자금 회수를 위해 딜라이브 매각을 추진했지만 가격 차로 인해 주인을 찾지 못했다. 채권단이 딜라이브에 투입한 자금은 1조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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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이통사들다. CJ헬로와 딜라이브의 인수를 검토해왔던 만큼 이통사들이 CJ헬로의 돌발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유료방송시장의 지각변동과 함께 혹시 모를 대안 마련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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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의 경우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0.02%, KT스카이라이프 점유율은 10.3%로 두 회사를 합칠 경우 시장점유율이 30.54%로 업계 1위를 유지할 수 있어 타 이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편이다. 다만 유료방송 시장 개편 움직임에 맞춰 시장 점유율 차이 확대를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CJ헬로가 딜라이브를 인수할 경우 2위 업체와 시장점유율 차이가 급격히 줄어 시장 1위 사업자로서 지위를 위협할 수 있는 존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일각에선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케이블TV 시장만 놓고 봤을 때 성장 정체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딜라이브의 높은 매각가는 인수 가능성을 낮추는 근본적인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관건은 가격이다. 매물로 거론되고 있는 업체들이 매각가를 얼마나 낮출 수 있느냐에 따라 시장 개편의 방향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당초 CJ헬로는 케이블TV 시장의 주요 매물로 거론됐다. LG유플러스가 인수를 검토했지만 가격차이로 인해 난관에 부딪혔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최근 CJ헬로와 LG유플러스는 최근까지 가격 차이를 초반보다 많이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딜라이브 채권단도 내년 7월 대출 만기를 앞두고 연내 매각을 성사시키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진 만큼 가격을 낮출 가능성이 있다.
이통사들이 케이블TV업체 인수를 통해 시장점유율 확대를 꾀하려는 움직임은 여전하다. CJ헬로 인수를 추진해온 LG유플러스 측은 "CJ헬로 뿐 아니라 딜라이브 등 다른 케이블TV 업체의 인수 가능성이 열려 있다"고 밝혔다. 유료방송시장 2위 SK브로드밴드의 경우 최근 딜라이브 실사 중이라는 보도를 부인하긴 했지만 가격 메리트가 발생할 경우 언제든 인수에 나설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료방송시장 1위 사업자 KT 역시 합산규제 일몰에 따라 케이블 TV 업체 인수 가능성은 충분하다.
증권가 한 관계자는 "M&A 특성상 업체간 매각 가격 협상 과정에서 여러 움직임을 통해 우위를 점하려고 노력하는 게 일반적"이라며 "인수 측 보다는 매물 측에서 몸값을 올리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이어 "CJ헬로의 딜라이브 인수 움직임은 사실 여부를 떠나 이통사 등 IPTV업체의 유료방송시장 개편 참여의 속도를 높이고, 유료방송사업자 입장에선 몸값 협상력을 갖게 하는 도화선이 된 것은 분명하다"며 "케이블TV업체의 인수를 통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려던 이통사 입장에선 매물로 거론됐던 업체들과 유리한 입장에서 가격협상을 진행하는 게 힘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세형 기자 fax123@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