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독수리' 최용수 FC서울 감독이 달라졌다.
최 감독은 지난 11일 FC서울의 제12대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2016년 6월 상암벌을 떠난지 2년4개월 만이다.
상황은 좋지 않다. 스플릿제도 도입 뒤 줄곧 '윗물'에 위치했던 FC서울은 올 시즌 처음으로 하위스플릿으로 주저앉았다. 그라운드 밖 잡음도 끊이지 않았다. 한때 다른 팀 선수들에게 두려움의 대상이던 상암벌은 어느덧 위용을 잃었다. FC서울 선수들 입에서 "자존심이 상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최 감독 역시 침체된 분위기를 잘 알고 있는 듯 했다. 그래서 최 감독이 복귀 후 가장 신경 쓴 부분이 바로 선수단 '기' 살리기다. 그는 국내외 선수를 가리지 않고 면담을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에 띄는 부분은 선수들에게 다가가는 '태도'다. 최 감독 특유의 강력한 카리스마를 잠시 내려놓았다. 이전보다 한결 부드러워진 모습으로 선수단을 대한다. 공격수 윤주태는 "감독님이 매우 부드러워지셨다. 깜짝 놀랐다"며 웃었다.
최 감독이 달라진 이유는 '변화'의 필요성 때문이다. 팀 분위기 끌어올리기가 절실하다. 최 감독은 지난 27일 강원과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뒤 "결과는 아쉽지만, 선수들이 90분 동안 의지를 충분히 보여준 것 같다. 선수들에게 아직은 더 많은 칭찬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8월15일 수원전 이후 11경기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현 상황. 최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더욱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구단에서 한 발 떨어져 보낸 시간 동안 느낀 점도 많았다. 그는 "재충전의 시간이 내게는 좋은 기회였다. 한 발자국 물러서서 봤다. 기강이 흐트러지는 것은 안 되지만, 아이들에게 다가가는 방식은 부드러워졌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예가 박주영 끌어안기다. 최근 논란의 중심에 섰던 간판스타 박주영과의 소통에 적극 나섰다. 박주영은 개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벤치에 대한 불만 표출로 해석될 글을 남긴 바 있다. 최 감독은 "박주영이 쉬운 친구는 아니다. 독특하다. 진심으로 얘기를 잘 들어줘야 한다. 얘기를 많이 했고, 이전보다 밝아졌다"고 전했다.
한껏 부드러워진 최용수 감독. 달라진 독수리가 과연 서울을 위기에서 구하고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까.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