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근아, 골대 잘 지켜라. 내가 수시로 위협할 테니."(울산 공격수 한승규) "승규형, 슈팅 많이 때려. 내가 다 막을게!"(전북 골키퍼 송범근)
K리그1 상위스플릿 2라운드, 올시즌 마지막 현대가 더비가 펼쳐진다. 4일 오후 2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K리그1 34라운드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의 맞대결을 앞두고 '영플레이어상'에 도전하는 최고의 신인, 송범근(21·전북)과 한승규(22·울산)가 한치 양보 없는 진검승부를 다짐했다. 팀의 자존심과 영플레이어상의 자격이 걸려있다.
▶최다 무실점 골키퍼 송범근 vs U-23 최다 공격포인트 한승규
'절대 1강' 전북(승점 80)이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지은 가운데 2위 울산(승점 59)이 전북전 시즌 첫승에 도전한다. 1-2위 대결, 분위기는 좋다. 전북은 최근 11경기 연속 무패(8승3무), 울산은 최근 5경기 연속 무패(3승2무)를 기록중이다. 전북은 올시즌 울산전에서 2승1무로 강했다. 울산은 직전 경남전에서 2대0으로 완승했다. 경남을 3위(승점 58)로 밀어내고 올시즌 첫 2위에 등극했다. 10월31일 FA컵 준결승에도 수원을 2대1로 꺾고 2년 연속 결승행에 성공했다. 분위기 좋은 현대가 더비, 빼놓을 수 없는 주인공이 '영플레이어' 송범근과 한승규다. 전도양양한 영플레이어들의 창과 방패 대결, 전북-울산전에서 놓칠 수 없는 관전포인트다.
'K리그 절대 1강' 전북 골키퍼 송범근은 자타공인 올시즌 최고의 신인이다. 송범근은 전북이 치른 34경기(10월 31일 기준) 중 26경기를 책임졌다. 이 중 18경기에서, 최다 무실점을 기록했다. 제주 이창근(14경기)보다 4경기나 많다.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제의 중심에 섰다. 송범근이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경우 'K리그 골키퍼 최초 수상'의 역사를 쓰게 된다.
'울산 영건' 한승규는 올시즌 5골 6도움으로 23세 이하 최다 공격포인트를 기록중이다. 지난 9월26일 제주전 이후 경남전까지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중이다. 상위스플릿 팀, 23세 이하 공격수 중 매 경기 핵심선수로 뛰는 선수는 한승규가 유일하다. 신인답지 않은 강심장으로, 전북, 서울, 수원 등 강팀을 상대로 골맛을 봤다. 지난 10월 7일 전북전(2대2무)에선 전북 로페즈의 골 직후 짜릿한 동점골을 꽂아넣으며 전북 골키퍼 송범근을 위협했다. 울산은 2013년 영플레이어상 제정 이후 단 한번도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울산 출신 신인상 수상자도 2002년 이천수가 마지막이다. 한승규가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경우 '울산 최초의 수상'이란 역사를 쓰게 된다.
▶영플레이어상, 나여야만 하는 이유
운명의 시즌 마지막 맞대결을 앞두고 골키퍼 송범근에게 영플레이어상의 이유를 물었다. 송범근은 "받아야 하는 이유보다는 받고 싶은 이유가 있다"고 했다. "아직 K리그에서 영플레이어상을 받은 골키퍼가 없기 때문에 이제 프로 데뷔를 준비하는 골키퍼, 또 골키퍼를 시작하는 후배들에게 신인 골키퍼도 경기에 출전할 수 있고 상도 받을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리그에서 이뤄낸 팀 성적이나 개인 커리어에 대한 것들은 모든 분들이 알 것이라고 생각한다. 결론은 꼭 받고 싶다는 것"이라고 씩씩하게 답했다.
'선배' 한승규도 지지 않았다. "범근이가 팀에서 좋은 모습 보여준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골키퍼는 특수 포지션이다. 수비라인의 도움 영향도 있다. 골키퍼 무실점도 어렵지만 신인 공격수의 포인트는 더욱 어렵다. 일대일 대결에서 내가 앞선다고 생각한다."
4일 시즌 4번째 맞대결을 앞두고 서로를 향한 강력한 도발도 잊지 않았다. 한승규는 "범근아, 골대 잘 지켜라 수시로 위협할 테니"라고 도발했다. "FA컵에서는 아깝게 포인트를 놓쳤지만 전북전에서 연속 포인트 기록을 이어가겠다. 제주전부터 신었던 빨간축구화를 계속 신고 나갈 것"이라고 했다. "첫번째 선발로 나선 전북전에서 0대2로 졌다. 울산 홈에선 2대2로 비겼다. 범근이와 1대1이다. 이번에는 이길 차례"라며 눈을 빛냈다. 선배 한승규의 날선 공격에 후배 송범근은 슈퍼세이브로 응수했다. "승규형, 슈팅 많이 때려. 내가 다 막을게!"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