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가 피말리는 싸움을 할 때 두산 베어스는 느긋하게 그 경기를 즐기고 있었다.
SK는 2일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연장 10회말 터진 김강민, 한동민의 극적인 홈런으로 11대10 승리를 거뒀다. 밤 11시가 넘어 경기가 끝났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과 김광현, 김강민은 몇 시간 쉬지도 못하고 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미디어데이 행사에 참석했다.
김강민은 "다시 이런 경기는 나오지 않을 것이다. 조금 피곤하기는 하지만 기분이 좋다. 보통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야 나올 수 있는 분위기가, 어제 경기 승리 후 라커룸에서 나왔다"며 웃었다. 김광현도 "어제 6회 선취점을 줘 자책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 이후 한 경기를 더한 듯한 느낌을 받았다. 연장전 역전승으로 너무 업이 됐다"며 플레이오프 최종전 소감을 밝혔다.
먼저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해 기다리고 있는 두산 입장에서는 SK와 넥센의 치열한 싸움이 반가웠다. 힘을 많이 빼고 와야, 자신들과의 경기에 힘을 쏟아붓지 못하기 때문.
SK와 넥센의 경기를 두산 선수단도 안봤을리 없다. 김태형 감독은 "계속 웃으면서 봤다"고 짧게 답했다. 이용찬은 "연장에 가기를 바라면서 봤다"고 소감을 밝혔다. 정수빈은 "어느팀을 특별히 응원하지 않고, 연장전에 갈 수 있게 상황에 맞춰 두 팀을 응원했다"고 말해 웃음을 선사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