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즈 간의 한국시리즈가 4일 잠실구장에서 막을 연다.
정규리그 1, 2위를 차지한 두 팀 간의 맞대결이라는 점에서 박진감 넘치는 승부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때보다 높다. 두산은 지난 2016년 이후 2년 만의 왕좌 복귀, SK는 지난 2010년 이후 8년 만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 획득을 노리고 있다.
7전 4선승제로 펼쳐지는 한국시리즈, '1차전 승리가 곧 우승'이라는 말이 있다. 지난해까지 열린 총 35차례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71.4%에 달했다. 1, 2차전을 모두 다 잡을 경우 우승 확률은 88.9%까지 올라간다. 4전 전승으로 한국시리즈가 끝난 것은 총 7차례였다. 1차전 승리는 기록이 말해주는 우승 공식이다.
그런데 두산과 SK가 그동안 걸어온 길을 돌아보면, '1차전 승리=우승'이라는 등식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두 팀 모두 수 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으나 벼랑 끝에서 오히려 힘을 내는 기이한 모습을 보였다.
두산은 그동안 총 11차례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한국시리즈 통산 전적은 62전 30승1무31패, 승률 4할9푼2리다. 이 중 1차전 전적은 11전 5승1무5패, 승률 4할5푼5리였다. 재미있는 것은 그동안 일군 5차례 우승 중 1차전에서 승리한 것은 지난 2016년 시리즈 단 한 차례 뿐이라는 것. 앞선 4차례 우승 모두 1차전을 비기거나(1982년) 패한(1995년, 2001년, 2015년) 뒤 역전 우승을 차지하면서 기쁨이 두 배가 됐다. 6차례 준우승 시리즈에서 1차전 승률이 6할6푼7리로 높았다는게 흥미롭다.
한국시리즈 승률 5할2푼5리(40전 21승19패)의 SK도 1차전 기억이 그리 좋은 편은 아니다. 7차례 한국시리즈 중 1차전을 이긴 건 지난 2010년 삼성 라이온즈와의 시리즈 단 한 차례 뿐이다. 2007~2008년 연속 우승을 차지할 때도 1차전을 내준 뒤 역전극을 펼치며 왕좌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당시 상대가 두산이었다.
2007~2008년 연속 맞대결을 펼칠 당시 SK가 정규리그 1위, 두산이 2위였다. 올 시즌 두산은 압도적인 정규리그 1위를 거둔 뒤 한국시리즈에 직행했고, SK는 4위 넥센 히어로즈와 플레이오프에서 대혈투 끝에 드라마 같은 승리를 거두고 한국시리즈에 올랐다. 10년 만에 성사된 두 팀의 맞대결에선 과연 어떤 역사가 쓰이게 될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