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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2000년대 '뒤집기 우승' 17번중 2번. SK 바늘구멍 뚫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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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리그 체제에서 한국시리즈는 정규리그 1위팀(직행)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매년 치러보니 그랬다. 27번의 한국시리즈 가운데 정규리그 1위팀이 23차례나 우승을 했다. 85%의 확률.

2000년 들어서는 17차례 중 15차례 정규리그 1위가 통합우승을 차지했다. 딱 두번의 뒤집기가 있었다. 4일 잠실에 함정을 파고 SK 와이번스를 기다리고 있는 '최강 곰' 두산 베어스가 그 주인공. 두산은 2001년 3위로 우승, 2015년에도 3위로 우승을 차지했다. 과연 SK는 바늘구멍을 통과할 수 있을까.

통계를 보면 도전자가 이기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가 한눈에 보인다. 올해는 두산이 14.5게임 차의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역대로 아슬 아슬 1위도 막상 한국시리즈에 올라가면 더 강해졌다. 최장 3주 정도 푹 쉬고 경기를 치르는 것은 엄청난 플러스. 무딘 경기감각 언급도 있지만 현실은 실전연습도 잘 치르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한국시리즈 직행팀 투수들은 힘이 넘치고, 타자들은 체력 보충과 잔부상 치유를 마친다.

반대로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올라오는 팀은 단기전 승부에서 힘을 뺀다. 선발 로테이션도 꼬이는 경우가 많다. 이번 SK처럼 1선발 김광현과 2선발 메릴 켈리를 1차전부터 가동하지 못하는 마이너스를 감안해야 한다.

144경기 체제가 굳어지면서 이같은 양상은 더욱 심화됐다. 2015년의 경우 해외원정도박 파문으로 정규리그 1위 삼성 라이온즈는 1선발 윤성환, 셋업맨 안지만, 마무리 임창용 없이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했다. 전력공백 외에도 팀분위기가 쫙 가라앉았다. 이같은 대형 악재가 아니라면 여간해선 1위팀은 흔들리지 않는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 두산(2위)은 1차전에서 KIA 타이거즈(1위)를 눌렀다. 2차전에서 KIA 양현종의 완봉승만 아니었다면 흐름은 두산 쪽으로 올수 있었다. 그해 193⅓이닝을 던진 양현종이 완봉 역투를 펼칠 수 있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가을 휴식이었다. 전력-통계-흐름까지 모든 것이 두산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같이 힘겨운 조건이기에 SK가 '반란'을 일으킨다면 그 의미는 더욱 특별해 질 수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