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 김재환(30)이 2018년 시즌 MVP를 수상했다.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제라드 호잉은 지난달 "MVP는 어차피 두산 4번 타자(김재환) 아닌가. 탁월한 성적"이라고 했다. 성적은 최고였다. 타팀 선수가 보기에도 그랬다.
김재환은 올 시즌 139경기에서 타율 3할3푼4리(176안타), 44홈런, 133타점, 104득점, 출루율 4할5리, 장타율 6할5푼7리를 기록했다. 홈런-타점 1위, 장타율 2위, 안타 6위, 득점-출루율 8위, 타율 10위 등 주요 공격 부문 톱10에 이름을 올렸다. 홈런-타점왕 동시 수상이 MVP 키워드다.
MVP는 사전적 의미로 가장 가치있는 선수(Most Valuable Player)다.. 김재환의 수상에 마냥 웃을수 만은 없다. 약물 전력 때문이다. 김재환은 2011년 파나마야구월드컵 국가대표로 발탁됐지만 금지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나 출전정지(10경기)를 당했다. 7년 전이라 징계 수위가 낮았다. 최근이었다면 그 후폭풍은 훨씬 컷을 것이다. 징계 해제시 온라인에 올린 '말실수'는 부차적인 문제다. 시간이 꽤 흘렀지만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리그의 진짜 주인인 수많은 팬들이 이를 잊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포털사이트에 올라온 김재환 관련 기사에는 부정적인 댓글이 어김없이 따라붙는다.
또 동료들에게 김재환이 완전무결한 MVP로 인식될 지도 곱씹어볼 문제다. 한 구단 관계자는 "다른 팀은 모르겠고, 우리팀 선수들이 가장 경멸하는 것은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승부조작이다. 리그가 수차례 이 때문에 곤욕을 치렀다. 두 번째는 약물이다. 많은 선수들은 약물을 도둑질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중한 땀의 가치를 약물로 단숨에 뛰어넘으려는 시도, 이는 악한 것이라고 했다.
한 번의 실수로 인생의 모든 것을 앗아버리는 것은 위험하다. 사안의 경중을 따져봐야 한다. 김재환에게 KBO리그는 가혹하지 않았다. 김재환은 시상식에서 반성, 책임, 후회를 언급하며 약물전력을 참회하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럼에도 사과를 수용하는 것과 MVP 영예를 선사하는 것은 다른 문제다. 리그를 채워나갈 어린 선수들이 바라볼 시선도 고려해야한다.
김재환의 일상은 약물 이후에도 표면적으로 평온했다. 출전정지 이후 야구생활에 견제는 없었다. 성적은 성큼성큼 향상됐고, 연봉도 올랐다. 본인 마음은 적잖이 불편했을 것이다. 온라인상 비난에 시달리고 투표 때마다 약간의 불이익이 있었다. 그래도 김재환은 야구선수로서 정점에 섰다. MVP 투표를 한 기자들의 공정성을 따져보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결과적으로 김재환의 이름은 역사에 새겨졌다. 차후 약물복용을 승부조작처럼 더 엄중하게 다룰 필요도 있다. 수상자격 제한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이제 걱정이 앞선다. 행여 목적을 위해 정의롭지 못한 수단을 마음에 떠올리는 이들이 더 나올까 노파심이 생긴다. 약물이 언제까지 그 효능을 발휘하는 지에 대해서는 각계 전문가마다 차이가 많다. 이는 사람마다 약물이 작용하는 범위와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와 야구계가 이를 경계하는 것은 시도 자체다. 불의에 손을 뻗는 그 마음을 단호히 격리시키고자 함이다.
징계는 짧았고, 그는 눈물속에 부와 명예를 얻었다. 축하의 자리지만 많은 이는 공정성을 떠올렸다. 2018년 11월 KBO 시상식 MVP는 훗날 어떻게 기억할까. 논란은 늘 긴 여운을 남긴다. 평가 역시 세월 따라 달라질 것이다.
스포츠 1팀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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