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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포커스]유재학과 이대성의 강렬한 밀당, 믿음없으면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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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시즌 프로농구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울산 현대모비스 피버스. 여유있게 리드하고 있어도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고비를 늦추지 않는다. 가장 많이 목격되는 장면은 가드 이대성(28)에게 이런 저런 지시를 하며 야단치는 모습이다.

국가대표 이대성은 올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유 감독 눈에는 성에 차지 않는 듯 하다. 이쯤되면 주눅들 법도 하지만 이대성은 쾌활하다. '맷집'이 좋다. 충분히 야단맞고, 스스로 노력 하고, 또 웃으며 할 말을 다 한다.

서로에 대한 믿음이 있어 가능한 '밀고 당기기'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하지만 때로 따끔한 충고가 사람을 바꾼다.

이대성은 지난 21일 고양 오리온 오리온스전에서 19득점으로 팀의 5연승을 이끌었다. 경기후 이대성은 대표팀 차출에 대한 소감을 묻자 "대표팀에 가면 우리 감독님의 레이저를 덜 받으니 마음이 편하다"며 웃었다. 또 "사실 내가 너무 부족해 대표팀에 뽑히지 않았을 때 속이 상했다. 그때는 내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했다. 이대성은 안영준(서울 SK)의 부상 때문에 대체선수로 합류한다.

이대성은 "대표팀에서 이런 저런 플레이로 배운다고 해도 현대모비스에서는 내가 해야할 역할이 또 있다. 내 것을 마음껏 발산하는 것은 팀에 도움이 된다. 모비스니까. 전자랜드 정효근은 대표팀 경험을 통해 플레이에 엄청나게 여유가 생겼더라"라며 다소 부러운 표정도 지었다.

에너지가 넘치는 이대성이다. 코트를 마구 휘젓고 싶은 마음이야 당연하지만 팀에 해를 끼치면 안된다는 것도 안다. 인터뷰를 마친 뒤 이대성은 '유재학 감독의 본심이 뭐라고 느끼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것을 안다. 정말 감사한 일이다. 애정과 관심이다. 난 더 성장하고 싶다. 우리 감독님의 진심을 잘 안다"고 했다.

이대성은 올시즌 경기당 13.3점-3.6어시스트-1.6가로채기를 기록중이다. 3점슛 성공률(34.6%)까지 모두 개인 최고 시즌이다. 오는 24일과 25일 현대모비스는 국가대표에 차출되는 라건아 이대성 없이 2경기를 치러야 한다. 유재학 감독은 라건아 뿐만 아니라 이대성의 공백도 많이 걱정된다고 했다. 2군에서 수비가 가능한 가드 한명을 수혈한다.

유 감독은 21일 경기에 앞서 이대성에 대해 "야간 경기를 하고 다음날 오전 8시 반에 체육관에 나와 슈팅연습을 하고 있더라. 쉬어야 하는데. 열정이 대단한 친구다. 에너지는 좋지만 절제가 안될 때가 있다. 20득점 이상 하고 턴오버를 9개나 하기도 한다. 이렇게 되면 공격에서는 제로다. 하지만 수비도 잘 한다. 상대 단신 외국인선수도 잘 막는다. 그래서 30분, 때로는 37,8분씩 뛰게 한다"고 했다.

지난 여름 전지훈련을 겸한 마카오 터리픽12 대회에서 유 감독은 잠시 속내를 털어놓은 적이 있다. 이대성에 대해 "자질이 있으니 나도 조바심이 생긴다. 타고난 것도 좋지만 완전 농구에 '미친 녀석'이다. 내 눈높이가 높은줄 모르겠지만. 더 야단 맞아야 한다"고 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