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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준비와 선수단 운영을 부실하게 한 결과가 '아시안 게임 쇼크'로 이어지는 등 잇단 '헛스윙'의 연속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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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협회는 아시안게임 직전에도 석연치 않은 선수단 운영으로 문제를 자초했다. 아시안게임 직전 열린 세계개인배드민턴선수권(7월30일∼8월5일·중국 난징)부터 엇박자였다. 올림픽에 버금가는 위상의 이 대회는 아시안게임을 앞둔 최종 리허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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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배드민턴 관계자들은 이해하기 힘든 선수단 구성이라고 입을 모은다. 보통 국제대회 기간 중이라도 시간이 빌 때마다 자신의 게임 직전까지 훈련을 해야 하는데 받아 줄 파트너가 없기 때문이다. 경쟁국 선수들이 파트너가 돼 줄 리 만무하기에 보통 종목당 2개조(2명)는 파견해야 정상적인 준비 훈련을 할 수 있다. 우려했던 대로 한국은 이 대회에서 64강, 16강에서 모두 탈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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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회가 아시안게임 '올인'을 위해 세계선수권을 사실상 '건너뛰기'한 것도 판단착오였다. 지난 9월 코리아오픈 출전 차 방한한 박주봉 일본대표팀 감독은 "우리는 오늘 이 경기에 '올인'하고 다른 대회가 다가오면 또 '올인'한다"고 말한 바 있다. 흔히 선수-감독들이 입버릇처럼 하는 "매경기 결승전이란 심정으로…"란 말과 같은 맥락이자 스포츠의 기본자세다.
매월 2∼3회 국제대회 출전이 많은 배드민턴은 특성상 '많은 국제대회 출전이 곧 훈련'이라고 생각해왔다. 지난 아시안게임에서 협회는 이같은 틀을 깨고 색다른 시도를 했지만 결과는 '쇼크'였다. 이런 가운데 선수단보다 많은 협회 임원(9명)을 참관단으로 파견했으니 주변의 곱지 않은 시선이 더 증폭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협회는 아시안게임 개막 이틀 전 한국 대표팀을 동원해 개최국 인도네시아 대표팀과 이벤트 대회를 열었다. 선수들의 현장훈련을 겸해 배드민턴 인기가 폭발적인 인도네시아에 한국 배드민턴을 알리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역시 하나만 알고 둘은 생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배드민턴은 상대 전력 탐색을 위한 장외 정보전이 치열한 곳이다. 큰 대회를 앞두고 '스파이' 경계작전을 벌이기도 한다.
한국처럼 복식 파트너가 대거 바뀌거나 세대교체로 인한 '뉴페이스'가 많아진 국가는 더욱 집중 타깃이 된다. 인도네시아 방송에도 중계됐던 이벤트 대회를 통해 경쟁팀들에게 '카드'를 미리 보여준 셈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무리는 아니었다. 협회는 이 이벤트를 통해 후원사인 한 금융기업으로부터 수천만원의 후원금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배드민턴계 한 관계자는 "현장훈련도, 배드민턴 한류도 좋다. 하지만 후원금이 없었다면 정보 누출을 감수하면서까지 이런 이벤트를 기획했겠느냐"고 의문을 제기했다.
이처럼 사소한 듯 하지만 매끄럽지 못한 여정 끝에 결국 아시안게임은 실패로 귀결됐다.
난징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선수단을 보고 어이없어 했을 박 감독을 생각하면 더욱 참담한 협회의 결정이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