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계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잘못된 용어들을 바로 잡기 위해 체육기자들이 나섰다.
한국체육기자연맹은 26일 서울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바람직한 스포츠 용어 정착을 위한 스포츠미디어 포럼'을 열었다. 이번 포럼은 체육계에 만연한 일본식 표현, 잘못된 용어 사용 등으로 오염된 우리말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바람직한 스포츠 용어를 정착시키 위해서다. 문화체육관광부, 한국언론진흥재단(KPF), 국민체육진흥공단(KSPO), 대한체육회가 후원하고 2019년 광주세계수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케이토토, 위피크, 국기원이 협찬했다.
스포츠계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널리 퍼져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는 구호 '파이팅'이 대표적인 오용 사례다. '파이팅'은 일제시대 군국주의 문화의 산물로 싸우자는 의미의 '화이또(fight)'에서 유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에서는 '잘해보자', '힘내자'는 의미로 단체 활동을 할 때 거의 예외 없이 등장하지만 실제로 영미권에서는 통용되지 않는 용어다. 자칫 상대를 윽박지르는 호전적인 표현으로 오해받기 쉽다. 일장기 말살 의거의 주역인 이길용 기자가 1920년대부터 체육 용어 바로쓰기를 주창하는 등 체육기자들이 앞장서서 스포츠 용어 정화 운동을 벌이기도 했으나 이후 일본어식 표현과 영어식 표현의 홍수 속에 우리말 오염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홍윤표 OSEN 선임기자는 주제 발표에서 "우리가 너무 쉽게 사용하는 '시합' '파이팅' '전지훈련' '계주' '역할' '기라성' '대미' '고참' '입장' 등의 일본식 표기 대신 '경기' '아자' '현지훈련' '이어달리기' '노릇' '쟁쟁한' '마무리를 잘하다' '선임' '처지' 등의 표현을 앞으로 사용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스포츠미디어 포럼은 이렇듯 무의식적으로 활용되며 부지불식간에 퍼져나가는 잘못된 용어들을 바로잡기 위해 체육기자들이 솔선수범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김동훈 한겨레 체육부장은 '남북의 스포츠 용어 문제' 주제 발표에서 "남북 스포츠가 활발히 이뤄지는 시대를 맞았다. 남북 선수들이 서로 사용하는 스포츠 용어에 차이가 있다"면서 "세계화 국제화 추세를 감안해 스포츠 용어의 외래식 표현에 익숙해져야 하지만 그렇다고 마냥 순우리말을 버려서는 안 된다. 굳이 외래식 표현이 필요없는 용어는 우리말을 쓰는 노력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희창 성균관대 교수(국어국문학)는 "외모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적절하지 않은 여성 표현, 하프 코리안 등의 표현이 적절한지 고민해봐야 한다. 앞으로 공정하고 소통력이 높은 스포츠 언어를 사용하는게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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