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와 대표팀의 미래를 위해서."
28일 광주를 상대로 승격 준플레이오프 결전을 치르는 대전은 황인범을 엔트리에서 뺐다.
황인범은 아시안게임을 거쳐 A대표팀에 발탁되며 한국축구의 미래로 주목받는 유망주다. 최근 벤투호의 호주 원정에서 기성용이 빠진 자리를 든든하게 메워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호주 원정 도중 우즈베키스탄과의 경기에서 무릎을 다쳐 이날 출전 여부가 관심사였다.
고종수 대전 감독은 황인범을 제외시킨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사실 황인범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15∼20분 정도는 뛸 수 있다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고 감독은 황인범과 면담 끝에 출전 불가를 결정했다. 고 감독은 "선수의 미래와 대표팀을 위한 결정이었다"고 했다.
"엔트리에 들어가 있는 것만 해도 상대팀에 위협이 되는 황인범이다. 그런 선수를 빼는 나의 마음은 오죽 아팠겠는가."
고 감독은 평생 날짜도 잊어버리지 못한다고 했다. 2001년 8월 25일. 그날 고 감독은 십자인대가 끊어지는 중대 부상으로 대표팀에서 멀어졌다.
당시 수원 삼성 소속이던 그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와 대표팀을 오가며 한창 맹활약할 때였다. 고 감독은 "이전부터 작은 부상이 있었는데 마음이 앞선 나머지 몰래 고통을 참고 뛰다가 탈이 나고 말았다"고 했다.
자신의 아픈 기억을 황인범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 크기 시작한 자원을 무리하게 가동했다가 탈이 나면 황인범의 대표팀 꿈도 날려버릴 우려가 고 감독에겐 더 큰 부담으로 다가왔던 모양이다.
고 감독은 "벤치에만 앉혀둘 수도 있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게 경기가 너무 안풀리다보면 10분이라도 출전시키고 싶은 유혹에 빠지기 십상이다. 그러면 또 황인범에게 무리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황인범의 출전을 만류한 데에는 또다른 외적 변수도 있었다. "저쪽(광주)에서 나상호가 (경고누적으로) 못 나오잖아요. 그래서 우리도 부담없이 황인범을…."이라며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자아냈다.
대전=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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