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서 베테랑의 힘이다.
짧지만 강렬했던 이청용(31·보훔)이다.
노장 축에 속하는 이청용은 그동안 파울루 벤투 감독의 한국대표팀에서 그리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았다.
소속팀에서의 출전 기회가 적어지면서 경기력에 물음표가 달려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기성용과 함께 이청용의 존재감, 경험이 중요하다며 신뢰를 보내왔다.
비록 세월의 무게, 체력 때문에 풀타임을 뛰지 못하더라도 이청용 특유의 '한방'을 믿었기 때문이다. 이청용이 이같은 믿음에 화답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아시안컵 시작부터 강렬한 '한방'을 보여줬다. 이청용은 7일 밤(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라시드 알막툼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필리핀과의 2019년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첫 경기서 후반 18분 교체 투입됐다.
전반에 필리핀의 밀집수비에 고전한 한국이 후반 들어서도 좀처럼 활로를 뚫지 못했다. 그러자 벤투 감독은 구자철 대신 이청용을 투입했다. 불과 6분 전 기성용이 부상으로 아웃되자 황인범을 대신 투입한 직후, 답답한 상황이었다.
벤투 감독의 결단은 적중했다. 이청용은 투입되자마자 2선에서 상대 진영을 깊숙하게 파고들며 수비라인을 흔들었다. 그럼에도 페널티박스 안에 밀집한 상대 수비는 웬만해서 흐뜨러지지 않았다.
하지만 경험 많은 이청용이 그것도 상대적 약체 필리핀의 수싸움에 말려들 리 없었다. 페널티박스 오른쪽 앞에서 볼을 잡은 이청용은 골라인쪽 뒷공간으로 침투해 들어가는 황희찬을 향해 칼날같은 패스를 찔렀다.
상대 수비수 3명을 한방에 무력화시키는 패스였다. 황희찬의 크로스가 황의조의 골로 연결됐다. 황희찬의 깊은 침투에 이은 크로스, 황의조 특유의 결정력이 일품이었지만 이청용의 '한방'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 덕분에 한국은 힘겹지만 1대0으로 첫승을 따내며 발걸음을 가볍게 했다.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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