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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벤 요란 에릭손 필리핀 감독이 경기를 앞두고 던진 이 말은 완전히 '허언'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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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팀은 물론 축구팬들도 필리핀이 그동안 보여 온 객관적인 전력을 감안해 '승점 자판기'로 여겼던 게 사실이다. 과연 몇 골 차로 이길지에 더 관심이었다. 한국이 그동안 7번의 필리핀전에서 36골이나 넣었으니 그럴 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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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때문에 전반 초반 활발하던 한국의 측면 공략은 시간이 흐르면서 위력이 감소했고, 상대의 밀집 수비라인을 앞으로 나오도록 유도하지 못해 적잖이 고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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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거친 유럽의 유수 클럽팀만 해도 10개 넘는다. AS로마(세리에A), 잉글랜드대표팀, 맨체스터시티(EPL), 멕시코대표팀, 코트디부아르대표팀 등을 지휘했다. 황혼기에 접어 들어 중국 리그를 거쳐 작년 10월부터 필리핀대표팀에 부임했지만 백전노장의 여우같은 전술 운용 솜씨는 녹슬지 않았다.
그의 말대로 에릭손 감독은 상대적 강호 한국에 맞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보여준 '준비된 전략가'였다. 한국은 전반에 압도적인 점유율과 함께 6개의 슈팅을 시도했다. 필리핀은 역습만 노렸고 어쩌다 기회가 오면 시도한 슈팅이 2개였다. 그런데도 전반 40분 한국의 허를 찌른 역습 상황에서 파티뇨가 시도한 발리 슈팅은 인상적이었다. 비록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지만 전반에 나온 장면 가운데 가장 위협적이었다.
전반을 성공적으로 버틴 덕분에 필리핀은 후반 시작 후 한동안 한국을 곤혹스럽게 하기도 했다. 후반 22분 황의조의 골이 터지고 나서야 기세가 꺾였지만 에릭손의 필리핀이 보여 준 65분은 인상적이었다.
앞으로 상대적 약체를 만나게 될 한국을 반성하게 만든 경기이기도 했다. 두바이(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