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노보드 알파인의 유일한 여자 국가대표인 정해림(한국체대)이 사상 첫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기쁨을 맛봤다.
정해림은 8일(한국시각) 오스트리아 배드 가스테인에서 열린 2018~2019시즌 국제스키연맹(FIS) 스노보드 평행회전 월드컵에서 상위 16명이 진출하는 본선 토너먼트에 올랐다. 최종 14위. 이로써 정해림은 한국 여자 스노보드 알파인에서 처음으로 월드컵 본선 토너먼트에 진출하는 선수로 기록을 남겼다.
정해림은 여자 스노보드 알파인 종목의 개척자나 다름없다. 이전까지 몇몇 선수가 대륙컵 본선 진출을 이룬 적은 있었지만, 월드컵 본선 진출은 없었다. 한국의 종전 최고 성적 역시 정해림이 세운 것이었다. 그는 지난 2018년 1월 불가리아 반스코에서 열린 평행대회전 월드컵에서 17위에 오른 바 있다.
올 시즌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였다. 정해림은 출전 선수 중 14번째로 높은 순위를 차지하여 FIS 포인트 상위 16명끼리 출발 순서를 가리는 월드컵 빕 드로우(BIB Draw)에도 참가, 4번 빕을 받고 이번 대회에 참가했다.
초반 레이스는 훌륭했다. 예선 1차전에서 블루 코스에 배정 받은 정해림은 초반부터 회전 기문을 공격적으로 돌파하며 과감한 레이스를 펼쳤다. 실수 하나 없이 1차전을 마친 정해림은 29초 51을 기록, 예선 1차전에서 3위를 기록했다. 다만, 예선 2차전에서 레드 코스를 내려올 때 약간의 실수를 범해 33초 35를 기록했다. 하지만 1~2차 예선 합계 1분 2초 86을 기록, 전체 13위로 사상 첫 월드컵 본선 16강에 진출했다.
정해림이 16강에서 만난 상대는 독일의 베테랑 세리나 요르그였다. 세리나 요르그는 현재 세계랭킹 4위이자 지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스노보드 평행대회전의 은메달리스트였다. 정해림은 세리나 요르그와 대결을 펼쳤지만, 아쉽게 실수를 범하며 8강 진출에 실패했다.
경기 뒤 정해림은 "월드컵 사상 첫 본선 16강에 진출해 기쁘다. 월드컵 빕 드로우도 처음 참가해 얼떨떨했는데 대회에서도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하여 기분이 새롭다. 좋은 경험을 했고, 이 경험을 토대로 앞으로 월드컵 16강에 자주 진출하고 싶다. 언젠가 월드컵 우승을 하는 날이 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상헌 대표팀 총 감독은 "남자 선수들에 이어 여자 선수까지 월드컵 본선에 올랐다. 더 강한 대한민국 대표팀을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우승은 클라우디아 리글러(오스트리아)가 차지했다. 올해 46세인 클라우디아 리글러는 월드컵과 세계선수권 통합 7회 우승에 빛나는 베테랑이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