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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바이현장]밀집 수비 앞 '센트럴 손흥민' 더 이상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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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시드스타디움(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센트럴 손'은 분명 파격이었다. 상대가 예상하지 못한 수임에 분명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바레인전에서 증명됐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이번 아시안컵에서 손흥민을 두 차례 모두 중앙에 배치했다. 4-2-3-1 전형에서의 중앙. 원톱 황의조 아래의 자리이다. 공격형 미드필더 혹은 섀도 스트라이커라고 볼 수 있다.

9월과 10월 A매치에서는 나오지 않은 수였다. 센트럴 손은 벤투 감독의 새로운 카드였다.

중국전에서는 제대로 먹혀들어갔다. 중원에서 손흥민은 빛났다. 첫 페널티킥을 만들어냈다. 이어 날카로운 코너킥으로 김민재의 골까지 도왔다.

반면 바레인전은 고전했다. 개인적인 역량으로 몇 차례 번뜩임은 보였다. 첫 골을 만들어내는 패스는 좋았다. 순간순간 수비수를 제끼거나 이승우와의 콤비플레이도 좋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장면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똑같은 '센트럴 손'이었다. 그러나 왜 결과는 차이가 날까. 상대의 대응 때문이다.

중국은 손흥민에게 도전했다.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빼앗기 위해 덤벼들었다. 손흥민으로서는 역이용하기 좋았다.

반면 바레인은 영리했다. 손흥민 주위로 2~3명의 선수들이 배치됐다. 볼을 받기 전부터 계속 견제했다. 손흥민이 볼을 잡으면 존을 형성했다. 덤비기보다는 움직일 공간을 차단했다. 공간이 없는 상황에서 손흥민은 고전할 수 밖에 없었다. 경기 후 손흥민은 "이렇게 밀집수비를 하는 팀을 상대하면 뚫기가 힘들다"며 혀를 내둘렀다.

바레인전은 다른 팀들에게 '센트럴 손' 공략법을 보여줬다. 바레인처럼 섣불리 덤비지 않고 착실하게 손흥민의 활동 반경을 제한한다면 한국의 전력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알렸다.

벤투 감독이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밀집된 중앙에 놓는 것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 토트넘처럼 투톱 중 하나로 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스피드가 뛰어나고 마무리 능력이 좋은 손흥민에게 황의조와의 투톱 시스템은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원톱 시스템을 고집한다면 측면 배치가 더욱 효과적일 수 있다. 중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밀집도가 떨어진다. 동시에 손흥민이라면 일대일을 통해 수비를 흔들어서 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다.

이제 8강이다. 더 이상 예행 연습은 없다. '센트럴 손'은 일장일단이 확연하다.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