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투수 윤석민(33)이 역대 한국프로야구 연봉 최대 삭감액을 경신하는 굴욕을 맛봤다.
KIA가 29일 공개한 2019시즌 연봉 협상 자료에 따르면, 윤석민은 기존 12억5000만원에서 무려 10억5000만원이나 삭감된 2억원에 사인했다. 삭감율 -84%.
KBO 역대 최대 삭감액은 지난해 삼성 소속이던 장원삼(현 LG 트윈스)의 5억5000만원이었다.
2005년 KIA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윤석민은 2011년 국내 최고 투수로 평가받았다. 당시 정규리그 탈삼진, 승리, 평균자책점, 승률 1위에 오르며 최우수선수(MVP)상까지 수상했다. 이후 2013년 이후 꿈에 그리던 미국행 진출에 성공했다. 행선지는 볼티모어 마이너리그 팀이었다. 그러나 1년 만에 유턴했다.
그럼에도 2015년 3월, 메가톤급 대우를 받았다. 4년, 총액 90억원을 받았다. 당시 투수 역대 최고 연봉이었다. 그러나 기대에 한참 미치지 못했다. 부상에 발목을 잡혔다. 2016년 16경기 31이닝밖에 소화하지 못했다. 결국 그 해 12월 어깨 수술을 받았다. 재활에 매달렸다. 2017년을 통째로 날렸다. 그러나 선발로 복귀한 지난 시즌에도 부활하지 못했다. 8패 평균자책점 6.75. 구위가 떨어져 마무리로 돌아서서 11세이브를 기록했지만 박한 고과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었다. FA 계약기간 4년간 95경기 출전에 그쳤다.
결국 윤석민은 새로운 FA 자격조건을 채우지 못했다. 2018년이 끝난 뒤 찬바람을 맞았다. 연봉이 무려 10억5000만원이나 삭감됐다.
윤석민도 현실을 빠르게 받아들였다. 사실상 연봉을 구단에 백지위임했다. 이후 윤석민은 올해 초 에이전트와 함께 구단 관계자와 몇 차례 만남을 가진 뒤 곧바로 연봉 2억원 계약서에 사인했다.
자존심 회복이 필요하다. 일찍 몸 만들기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미국 개인 훈련에 이어 7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부활을 위한 담금질에 돌입했다. KIA가 31일 오키나와로 날아가 스프링캠프를 차리기 때문에 한 달여 먼저 부활에 시동을 건 셈. LA다저스의 류현진과 야구 트레이너 김용일 코치와 동행했다.
'연봉킹' 달성 여부로 관심을 모은 양현종의 연봉은 동결됐다. 지난 시즌과 똑같은 23억원을 받아들였다. 지난 시즌 연봉 대비 성적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팀 내 에이스라는 자존심을 감안해 연봉은 동결하고 옵션을 좀 더 손봤다.
양현종은 2016시즌이 끝난 뒤 자유계약(FA)를 행사하지 않았다. 당시 4년 100억원이란 거금을 들여 최형우를 삼성에서 데려왔고, 나지완(4년 40억원)까지 잔류시키느라 돈을 많이 쓴 구단 사정을 배려했다. 뜻대로 성사되지 않은 해외진출에 대한 꿈도 놓고 싶지 않았다.
대신 FA에 준하는 금액(계약금+연봉)을 보장받았다. 계약금 7억5000만원, 연봉 15억원. 총 22억5000만원이었다. 일반적인 FA 계약형태인 4년을 보장받지 않고 해마다 계약하는 방식으로 합의를 이뤘다. 당시 계약의 마침표는 조계현 KIA 단장이 찍었다. 2018시즌 연봉은 5000만원이 오른 23억원이었다.
하지만 '에이스'도 냉혹한 고과평가를 피할 순 없다. 양현종도 지난 시즌 자신의 플레이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광주에서 마무리 훈련을 하던 양현종은 "결과로 말하는 스포츠다. 반성을 한 시즌이었다"며 "이전보다 확실히 준비를 못했던 것 같다. 그렇다고 변명은 없다. 내가 못했던 시즌이었다"라고 냉정하게 말했다.
올 시즌 '연봉킹'은 이대호(36·롯데)였다. 25억원이다. 2017년 친정팀 롯데에 복귀하며 4년 150억원의 역대 최고액 FA 계약을 한 이대호의 연봉은 25억원으로 고정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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