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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롯데 '마당쇠' 진명호 "뭐든 할 수 있다, 더 나아질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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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은 이미 머릿 속에서 지웠습니다."

롯데 자이언츠 투수 진명호는 2019시즌을 맞이하는 각오를 이렇게 밝혔다.

지난해 진명호는 무너져가던 롯데 마운드의 한줄기 빛과 같았다. 4월 11일 울산에서 열린 히어로즈전에서 선발 송승준이 4타자 만을 상대한 뒤 햄스트링(허벅지 뒷근육)을 다쳐 마운드를 내려가자, 급히 마운드에 올라 3⅔이닝을 무안타 6탈삼진으로 막아냈다. 이날 팀이 12대0으로 대승하면서 진명호는 2012년 8월 2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이후 2059일 만에 승리를 따내는 감격을 누렸다. 히어로즈전에서 역투한 진명호는 이후 롯데 불펜에서 중용됐다. 그러나 불안한 마운드 사정은 곧 연투로 연결됐고, 결국 이는 체력 부담으로 연결됐다. 4~5월 28경기서 4승1패7홀드, 평균자책점 0.92였던 진명호는 6월 8경기서 평균자책점이 14.04까지 치솟았다.

진명호의 2018시즌 기록은 60경기 61⅔이닝 5승4패9홀드1세이브, 평균자책점 4.38이다. 진명호가 1군 무대에서 60이닝 이상을 던진 것은 2012년 이후 6시즌 만이다. 지난 2016년 어깨 부상 이후 첫 풀타임 시즌에서 혹사 논란이 일 정도로 연투를 거듭한게 올 시즌 우려되는 부분. 그러나 지난 시즌 막판 구위가 회복된 모습을 보였던 진명호이기에 기대감이 적지 않다.

진명호는 "(지난 시즌) 당시엔 표현을 못했지만 많이 힘들었다. 정상적인 팔이었다면 모르겠지만, 수술 뒤 첫 풀타임 시즌이라 걱정이 많았다. 팔이 조금만 아파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지난해 경험을 통해 많이 배웠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최대한 보완할 생각"이라며 "지난 시즌은 이미 머릿 속에서 지웠다. 만족하려면 멀었다. 다시 기분 좋게 시작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진명호는 롱릴리프 역할 수행이 가능한 불펜 요원으로 분류된다. 지난 시즌 긴 이닝을 책임질 투수가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롯데에서 가치가 빛났다. 올 시즌에도 불펜에서 전천후 활약이 기대된다. 이런 가운데 양상문 감독이 메이저리그식 오프너 전략 구사의 뜻을 드러내면서 진명호의 활용 여부도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진명호는 "난 안될 것 같다"고 웃은 뒤 "수술 이후로 공을 많이 못 던지겠더라"고 말했다. 지난 시즌의 아픔도 있었다. 진명호는 "잘 던지고 있으면 1~2이닝이 아니라 3~4이닝을 던지게 했다"며 "수술 이후 많이 던지면 팔에 부담이 갈 수 있다. 긴 이닝 소화도 물론 좋지만, 1~2이닝을 최대한 열심히 막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도 "해보지도 않고 못 던진다고 하면 안되지 않느냐"며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열심히 할 것이다.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미소를 지었다.

진명호의 2018년은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 한 해였다. 그의 2019년 테마는 '진화'다. 진명호는 "모든 면에서 지난해보다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