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프로농구 OK저축은행이 리그 최약체 인천 신한은행을 완파하며 리그 단독 4위로 올라섰다. 대승의 주역은 개인 최다득점 기록을 세우며 뛰어난 공격력을 선보인 포워드 노현지였다.
OK저축은행은 14일 인천 도원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원정경기에서 시종일관 압도적인 리드를 이어간 끝에 -대-로 신한은행을 제외했다. 이날 승리로 OK저축은행은 시즌 11승(18패)째를 기록하며 공동 4위였던 부천 KEB하나은행을 따돌리고 단독 4위가 됐다.
반면 신한은행은 공수에서 무기력한 모습만 보여줬다. 경기 전 신한은행 신기성 감독은 "수비적인 측면을 강화해 상대를 60점대로 막아내면 승산이 있다. 주득점원인 단타스에게 실점을 좀 허용하더라도 다른 국내 선수들을 잘 막아보겠다"는 각오를 보였지만, 실전에서 이런 계획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단타스보다 노현지에게 내외곽에서 대량실점을 허용하며 전략의 한계만 드러내고 말았다. 결국 신한은행은 이날 패배로 다시 5연패의 늪에 빠지며 5위 KEB하나은행에 무려 6경기나 뒤지게 됐다. 더불어 김아름마저 부상을 당해 팀에 악재만 생겼다.
이날의 OK저축은행 승리의 히어로는 단연 노현지였다. 이날의 노현지는 상대팀 같은 포지션인 여자프로농구 최고스타 김단비의 전성기를 연상케했다. 정확한 3점포와 거침없는 돌파에 의한 인사이드 득점으로 초반부터 승리 흐름을 주도했다. 1쿼터에 5점을 넣은 노현지는 2쿼터에 4개의 3점슛 중 3개를 성공하며 순도높은 슛 감각을 과시했다. 덕분에 OK저축은행은 전반을 40-26으로 크게 앞서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노현지의 활약은 후반에도 이어졌다. 전반에만 14점으로 자신의 종점 한 경기 최다득점(9점) 기록을 뛰어넘은 노현지는 후반에도 고비 때마다 정확한 3점포를 터트려줬다. 승부의 흐름이 완전히 갈린 4쿼터 종료 4분23초 전에 코트를 빠져나갈 때 이미 26득점을 기록해 양팀 통틀어 최다득점을 기록했다. 신한은행 에이스 김단비(13득점)보다 딱 두 배 많은 득점이었다.
노현지는 결국 이날 28분36초만 뛰면서도 총 7개의 3점슛을 시도해 무려 6개를 깨끗이 성공했고, 리바운드(7개)와 어시스트(2개)에서도 팀에 큰 기여를 하며 OK저축은행의 새로운 공격 옵션으로 떠올랐다. 이밖에 이소희(14득점)와 정유진(12득점)도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리며 성장세를 과시했다.
인천=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