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방구석1열' 박중훈이 선배 안성기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전했다.
15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는 이명세 감독과 배우 박중훈이 게스트로 출연한 가운데 영화 '인정사정 볼 것 없다'와 '라디오 스타'가 소개됐다.
첫 번째 영화는 지난 1999년 7월 31일 개봉한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당시 서울 관객만 66만 4천여 명을 동원했다. 이명세 감독은 '인정사정 볼 것 없다'로 청룡영화상 작품상을 수상, 박중훈은 제36회 백상예술대상에서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또 후쿠오카 아시아 영화제에서 초청출품 최우수 작품상과 박중훈은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이명세 감독은 안성기에 대해 "안성기 배우는 '악역'이라는 사실에 큰 충격을 받았다. 국민 배우였고 주연만 맡았던 안성기를 설득하기 쉽지 않았다"라며 "설득시키기 위해 첫 장면을 찍고 빠르게 보여드렸다"며 안성기를 캐스팅했던 당시를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시나리오 상에서 대사 한 마디도 없었다. 영화에 나오는 대사 한마디는 안성기의 애드리브였다"라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박중훈은 "(안성기 분량) 영화에서 10~20% 밖에 안나온다. 작은 분량으로도 영화를 장악하셨다"며 작은 분량에도 존재감을 드러낸 안성기의 연기력에 대한 존경심을 보였다.
박중훈에게 '인정사정 볼 것 없다'는 큰 의미였다. 그는 "여러번 이명세 감독님에게 표현을 했는데, 큰 은혜를 받았다"며 "감독님이 나를 스무살때부터 봤다. 정말 맹신하고 시키는대로 했다"고 말했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결투 장면. 박중훈은 "열흘 동안 매일 비를 맞으니까 너무 힘들어서 도저히 못 찍겠더라. 눈물로 호소했었다"고 떠올렸다.
해당 장명은 영화 '매트리스3'에서도 오마주했다. 이명세 감독은 "'매트리스3' 측에서 처음에는 오마주가 '전혀 아니다'고 하더니, 한국 와서는 '사실 오마주다'고 인정했다"고 밝혔다.
2006년 9월 28일 개봉한 영화 '라디오 스타'는 한물간 가수 최곤과 그를 돌봐주는 매니저의 따스하고 질긴 정을 그린 이야기다.
이준익 감독의 네 번째 연출작으로, 박중훈은 '라디오 스타'로 청룡영화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박중훈은 "이 영화를 찍을 때 나이가 40살이었다. 생각을 많이 하면서 찍데 된 영화였다"고 떠올렸다. 그러면서 그는 "안성기 선배님의 본인의 모습과 가장 가까운 모습이 '라디오스타'라고 하신다. 평소에도 저렇게 말씀을 하신다"고 말했다.
또한 박중훈은 "영화는 관객들을 무장해체 시켰다"면서 "반면에 영상미하고는 관계가 없다"며 웃었다.
박중훈은 '라디오스타'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최석환 작가가 영월 여행 중 지방 라디오 방송국을 발견해 '한물간 가수가 여기서 DJ를 하면 어떻게 될까?'라며 A4용지 한 장에 시놉시스를 작성을 했다더라"며 "이후 고 정승혜 제작자가 가능성을 발견, 시놉시스 초안은 왕년의 가수왕과 라디오 PD의 내용이었다. 매니저 역할을 미미했다"고 말했다. 그는 "'왕년의 가수왕과 매니저와의 이야기는 어떨까'라고 제안, 이후 시나리오가 달라졌다"며 "다른 배우들이 언급되길래 '안성시 선배 밖에 할 사람이 없다'고 했다. 안성기 선배도 제안에 흔쾌히 승락해주셨다"고 말했다.
안성기와 박중훈은 1988년 '칠수와 만수', 1993년 '투캅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라디오스타'까지 총 4편의 영화를 함께했다. 박중훈은 "사람들이 '둘이 변 색도 같을거야'라더라"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이때 이명세 감독은 "안성기 선배님은 중훈이를 라이벌로 생각 안 했겠지만, 중훈이는 라이벌로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오래 함께여서 단단해진 서로에 대한 신뢰와 애정, 서로 간의 연기 호흡이 너무 잘 맞았던 두 사람은 공동 수상을 두 번이나 수상했다. 안성기와 박중훈은 '투캅스'로 대종상 남우주연상, '라디오스타'로 청룡영화상에서 남우주연상을 공동수상했다.
주성철 편집장은 "보통 한 영화에서는 주연 배우기리 표가 갈리기 마련인데,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고 설명했다.
박중훈은 "그 형님과는 '전생에 가족 아니었을까' 생각이 든다"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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