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다시 밟은 메이저리그 시범경기를 독무대로 만들었다.
강정호(32·피츠버그 파이어리츠)의 방망이가 폭발했다. 강정호는 25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브래든턴에서 열린 마이애미 말린즈와의 시범경기에 5번 타자-3루수로 선발 출전해 연타석 홈런을 쏘아 올렸다. 첫타석이었던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서 타일러 리차즈를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린데 이어, 4회말 1사 주자 없는 가운데 지난해까지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헥터 노에시의 공을 걷어올려 또다시 좌측 담장을 넘겼다.
미국 현지 언론들은 들썩였다.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인 MLB닷컴의 아담 베리 기자는 "강정호가 자신의 야구 경력에서 가장 중요했던 2년 공백을 빠른 스피드로 지워가고 있다. 이보다 더 강렬한 복귀 첫 무대는 없다"고 극찬했다. 트리뷴리뷰의 케빈 고만 기자 역시 "강정호가 인상적인 복귀전으로 피츠버그에 강렬한 사인을 보냈다"며 "이날 좌측으로 분 강한 바람 등을 고려하면 강정호가 과거 자신의 기량을 완전히 회복했다고 말하긴 이르지만, 긍정적인 스타트임에는 분명하다"고 했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도 현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토미 프린스(벤치코치)와 서로를 마주보며 '이 친구는 미쳤다(crazy)'가 이야기했다"며 "(강정호는) 미칠 능력이 있는 선수"라고 극찬했다. 대부분 지난 2년간 구설에 휘말려 선수생명이 끝날 위기에 몰렸던 그가 보란듯이 예전의 기량을 펼쳐 보인데 적잖이 놀라는 눈치다.
과연 강정호가 앞선 2년 동안 메이저리그에서 꾸준히 활약을 이어갔다면 어떤 모습이었을까 하는 아쉬움이 더 커지는 대목이다. KBO리그에서 메이저리그로 직행할 때만 해도 물음표가 붙었던 그의 기량은 첫 시즌 121안타, 이듬해 아시아 출신 내야수 첫 20홈런으로 증명됐다. 해를 거듭할수록 진화하는 그의 기량에 걸린 기대는 국내 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이슈였다. 하지만 순간이 잘못된 선택으로 강정호는 2017시즌을 통째로 날렸고, 2018시즌에도 마이너리그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야구 인생이 끝날 수도 있었던 사건에 휘말리면서 두 시즌 동안 메이저리그와 멀어졌던 그의 이번 시범경기 활약상은 기적에 가깝다.
강정호가 올 시즌 메이저리그 풀타임 주전이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콜린 모란과 함께 메이저리그 25인 로스터에 들 가능성이 유력히 점쳐져왔으나, 피츠버그의 3루 자원이 상당하다는 점에서 주전 자리를 확보하지 못할 경우 마이너리그를 오가는 신세로 전락할 가능성도 있다. 시범경기에서 활약을 이어가 '잃어버린 2년'을 지울 수 있느냐가 킹캉(King Kang·강정호의 미국 현지 별명)의 부활을 가를 요소로 꼽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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