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메시지 전달이 과연 이뤄진걸까.
LG 트윈스는 현재 KBO리그 10개 구단 중에서 가장 괴로운 구단일 것이다. 새 시즌을 향한 희망을 노래해도 모자란 시기에, 선수단에서 연이은 사건, 사고가 터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소속 선수들이 스프링캠프가 진행 중인 호주 시드니 인근에서 카지노에 출입한 사실이 알려졌고, 큰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한국야구위원회(KBO)가 18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선수들에게는 엄중 경고를, 구단에는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
상벌위가 열린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이번엔 소속 선수의 음주 운전 사실이 발각됐다. 내야수 윤대영이 2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삼성동 한 도로에서 술을 마신 상태로 운전대를 잡고 잠들었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당시 윤대영의 혈중 알코올농도는 0.106%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LG는 해당일 오후에 윤대영 임의 탈퇴라는 자체 최고 징계를 내렸다.
윤대영의 행위는 구단의 분노를 불러올만 했다. 카지노 출입 사건으로 구단이 어느 때보다 예민해진 상황에서 사고를 쳤다. 그것도 호주 1차 캠프를 다녀온 선수가 귀국 하자마자 술을 마시고, 다음날 아침 음주 운전으로 경찰에 붙잡혔다. 가뜩이나 정부와 경찰이 음주 운전 단속 기준을 강화하고, 이전보다 훨씬 엄격하게 경고 메시지를 주고있는 상황이라 더더욱 할 말이 없다.
물론 구단이 성인인 선수들의 일거수 일투족을 다 챙길 수는 없다. 행동 하나하나를 감시할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 하지만 이처럼 연달아 사건이 터질 때에는 구단의 문제 해결 방식과 선수단 리딩에 문제가 없다고 볼 수 없다. 분명히 구단의 책임이 있다. 특히 카지노 출입 문제가 불거진지 얼마되지 않아 음주 운전 사고가 또 나왔다는 사실은 구단이 선수단에 전한 메시지의 강도가 부족했다고 봐야 한다. 아무리 윤대영이 개인적인 이유나 감정으로 문제를 일으켰다고 해도 말이다.
KBO 상벌위가 카지노에 출입한 선수들에게는 엄중 경고에 그치고, 구단에는 실질적인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한 것도 같은 이유다. 선수들에 대한 구단의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한 예로 타 구단은 과거 카지노와 인근한 곳으로 전지 훈련을 갔을 때, 매니저가 캠프 기간 내내 선수들의 여권을 압수하기도 했다. 카지노 출입을 막기 위해서다. 성인인 선수들에게 충분한 자유를 주되, 방지를 할 수 있는 주체도 결국 구단인 셈이다.
LG 구단은 이번 일로 누구보다 큰 피해를 입었다. 억울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한번 내부 단속을 강화할 필요는 있다. 불필요한 구설과 논란을 방지하기 위한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