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2월 22일, 오키나와 아카마 구장.
삼성 고졸 신인 투수 양창섭은 니혼햄과의 연습경기에 두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깜짝 놀랄 만한 활약이었다. 초구부터 과감하게 스트라이크를 던지며 볼카운트 싸움을 할 줄 아는 루키 투수. 현장의 칭찬이 이어졌다.
그로부터 1년 후, 또 다른 고졸 대형 신인이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삼성의 2019년 1차지명 투수 원태인이었다. 결과는 달랐다. 2일 일본 오키나와현 온나 아카마 구장에서 열린 LG와의 연습경기에서 4-2로 앞선 6회 세번째 투수로 등판, 1이닝 동안 홈런 포함, 4피안타와 볼넷 1개로 3실점 했다. 프로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한 하루였다.
의욕이 지나친 듯 몸에 힘이 많이 들어갔다. 밸런스가 맞지 않는 투구는 스트라이크존에서 크게 벗어났다. 포수 미트의 방향과 다른 반대투구도 보였다. 카운트가 몰리면서 어쩔 수 없이 스트라이크를 잡으러 들어가다 안타를 허용하는 모습.
첫 기억이 달랐지만 실망하긴 아직 이르다. 두 투수는 처한 상황이 엄연히 다르다. 원태인은 경북고 시절이던 지난해 9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했다. 회복훈련을 거쳐 실전등판이 가능한 몸을 만들었다. 지난달 말 한차례의 라이브 피칭에 이어 이날 첫 실전 등판을 했다.
성격도 다르다. 양창섭이 차분한 반면 원태인은 재기 넘치는 열혈 청년이다. 감정이 확 끓어오르기도 하고 식기도 한다. 프로무대 첫 등판이 고요하기는 힘들었다. 보여주려는 의욕을 떨칠 수 없었다.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다. 그 어떤 투수도 재활 후 첫 등판이 쉽지 않다. 게다가 차원이 다른 프로 무대다.
충분히 희망을 가질만 하다. 적어도 구위 자체 만큼은 위력이 있었다. 삼성 김태한 수석코치는 "145㎞가 나오지 않았나? 처음 던진 것 치고는 괜찮았다"며 "수술 하고 처음 경기에 나왔다. 앞으로 차차 경험을 쌓아나가면 괜찮을 것이다. 태인이는 지금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이제 막 프로무대에 첫 걸음을 뗀 고졸 투수. 삼성의 미래를 이끌 선수라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가면 된다. 실전 경험을 쌓으면서 자연스럽게 해결될 부분들이라 이날 속 쓰린 경험이 향후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오키나와(일본)=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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