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하지만 시장의 높은 관심에 비해 정작 업계 선두 주자의 사주가 사업을 넘기겠다고 나선 것은 그만큼 엄혹한 국내 게임산업의 현주소를 보여주고 있는 방증이라고도 할 수 있다. 그만큼 이번 넥슨의 글로벌 인수 경쟁은 많은 것을 시사하고 있다.
Advertisement
콘텐츠를 만들고 판매하는 회사들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화두는 성공한 IP(지식재산권)의 확보이다. 충성도 높은 유저층을 그대로 흡수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이기 때문이다. '던전앤파이터'와 '서든어택', 'FIFA 온라인' 시리즈 등의 IP를 가진 회사를 인수합병 하거나 혹은 높은 라이선스 비용을 들여 확보, 한 해 2조 5000억원이 넘는 매출과 98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두며 시가총액 16조에 가까운 회사로 성장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지만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것은 냉혹한 시장 환경의 한 단면이라 할 수 있다.
Advertisement
아마존은 이미 클라우드 서버 기반의 서비스인 AWS가 주력 사업 중 하나인데, 주 사용처가 글로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모바일 게임사라는 것을 감안하면 넥슨을 통해 게임산업까지 진출하려는 가능성은 당연히 크다고 할 수 있다. 컴캐스트는 최근 SK텔레콤과 e스포츠 합작법인인 T1을 만들 정도로 게임과 e스포츠의 융합에 적극적인 점, 그리고 EA는 기존 스포츠게임과 더불어 최근 모바일 전략게임 '커맨드 앤 컨커: 라이벌', 온라인 배틀로얄 게임 '에이펙스 레전드' 등 다양한 장르 라인업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는 면에서 인수전에 나선 것은 지극히 당연한 수순이라고 할 수 있다.
Advertisement
만약 이들 기업들이 모두 입찰에 뛰어든 것이 사실이라면, NXC 김정주 대표의 선택지는 이른바 '꽃놀이패'라 할 수 있다. 일본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이유로 몇몇 외신들은 일본 게임사라고 부르고 있지만, 그래도 개발 핵심은 한국이기에 해외로의 단독 매각은 아무래도 부담스러울 수 있다. 따라서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국내와 해외 파트너들의 적절한 컨소시움이 가장 현실적인 인수 주체가 될 것으로 시장에선 예측하고 있다.
하지만 김정주 대표가 넥슨을 팔겠다고 나선 것은 기업의 가치가 최고치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냉정한 평가에서 나온 것이라는 면에선 분명 한국 게임산업의 성장 한계를 지적하는 우려가 많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게임시장으로 성장한 중국이 외자 판호는 물론이고 내자 판호(게임 서비스 권한) 발급을 다시 중단하면서 중국 시장 개척은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 이미 3년째 판호를 받지 못하면서 어느 정도 내성이 생기고 있고, 중국을 제외한 다른 권역으로의 적극 진출이 이뤄지고 있지만 이는 대형 게임사들에게 주로 국한된 일이고 한계에 봉착한 중소 게임사들은 좀처럼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 하드웨어의 빠른 진화는 게임업계엔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도 있다. 5G 대중화 시대가 되기 위해 이동통신사나 유통사들이 이에 걸맞는 콘텐츠 확보가 필수적이고, 이는 게임업계에 대한 전폭적인 투자로 이어질 수 있다. 폴더블폰의 등장 역시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제공하기에, 이에 최적화된 게임 개발을 자극할 수 있다. 무엇보다 넥슨 인수전 과정에서 정부나 정치권으로부터 IP와 인력의 유출에 대한 많은 우려와 동시에 게임의 가치를 다시 보자는 목소리가 나왔기에, 이를 긍정적인 에너지로 승화시키기 위한 더욱 적극적인 진흥책이 필요하게 됐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넥슨 인수전이 경영진만의 잔치로 끝나서는 안된다. 이번 기회를 한국 게임의 가치와 잠재력을 확인하고 이에 걸맞는 사회적 재평가를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게임산업계도 이에 적극 호응할 움직임과 책임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