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안산와스타디움에서 열린 안산과 대전의 2019년 하나원큐 K리그2 개막전.
대전(구단주 허태정)의 벤치가 썰렁했다. 벤치에 앉은 코칭스태프는 고종수 감독이 유일했다. 고 감독은 혼자서 경기를 이끌어 갔다. 그나마 도와주는 이는 외국인 피지컬코치 혼돈 뿐이었다. 고 감독 곁에는 선수 교체, 전술 변화 등을 논의해줄 코치진이 전무했다.
홈페이지를 보면 올 시즌 대전의 코칭스태프는 이기범 황연석 혼돈 코치로 이루어져 있다. 실제로는 여기에 황재원, 이정래 골키퍼코치가 추가로 더 있다. 실제 전지훈련 역시 이기범 코치를 제외한 4명으로 진행했다.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자 벤치에서는 사라졌다. 이유가 있다. 황연석 황재원 이정래 코치가 K리그 벤치에 앉을 수 있는 자격증을 보유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도자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 1급 이상의 지도자 자격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경기 당일 경기장에 들어올 수 없다.
실제 황연석 황재원 이정래 코치는 경기 전후로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경기 전 몸풀기는 물론, 하프타임 훈련도 진행할 수가 없다. 골키퍼의 경우, 코치가 없어 주전 골키퍼와 서브 골키퍼가 힘을 모아 훈련을 하고 경기에 들어서는 촌극이 벌어졌다. 권헌규 사무국장은 "이날 이기범 코치가 스탠드에서 경기를 봤다"고 했다. 하지만 취재결과 이 코치는 헤드셋을 차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코치 역시 이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문제는 이같은 상황이 안산전 한경기로 끝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일하게 자격증을 가진 이기범 코치는 몸이 좋지 않은 상황이다. 이 코치는 "지난해부터 몸이 좋지 않았다. 해외 동계훈련도 함께하지 못했다. 이날도 원래 가지 않을 생각이었는데 첫 경기인만큼 힘을 냈다"고 했다. 이 코치는 구단쪽에 병가를 내겠다는 뜻을 전했다. 이 코치마저 병가로 추가로 휴식을 취할 경우, 계속해서 벤치에는 고 감독이 혼자 앉게되는 상황이 이어진다.
물론 선택은 감독이 한다. 하지만 감독이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은 코치의 몫이다. 프로축구연맹의 규정은 맥시멈으로 앉을 수 있는 코치의 수는 정해져 있지만, 최소 인원은 규정되어 있지 않다. 대부분의 감독과 팀은 많은 코치를 벤치에 앉히고 싶어한다. 머리를 맞댈 수록 좋은 선택을 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전만 역행하고 있다.
다행히 대전은 이날 2대1 승리를 거뒀다. 하지만 웃을 수만은 없었다. 대전 내부에서도 고민이 많다. 대전 관계자는 "코치들의 이력을 보고 내부적으로 반대가 많았다. 하지만 감독이 이들을 강력히 원했다. 감독이 원하니 김 호 전 대표도 그냥 들어주라고 하더라"고 했다. 이대로 시즌을 치를 수 없는만큼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라이선스가 있는 코치의 영입도 알아보고 있다.
하지만 시즌이 시작되면 뻔히 드러날 문제를 두고, 해결책을 마련하지 않은 것에 대한 비판은 피할 수 없다. 이미 지난 시즌 수많은 실기로 팬들을 분노케 했던 대전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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