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및 모바일의 비중이 급속도로 팽창하면서 한국 스포츠 방송 시장도 급변하고 있다. 기존 지상파 방송사와 관련 케이블 채널들은 달라진 시장 환경에서 과거 처럼 국내 스포츠 경기를 생중계해서는 더이상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최근 몇년간도 어려웠지만 앞으로 더 힘들 것으로 보고 있다. 더이상 돈이 안 되는 콘텐츠를 손해를 봐가면서 중계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프로축구연맹은 급변하는 스포츠 미디어 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나섰다. 야심차게 K리그2(2부) 중계 자체 제작 시스템을 구축했다. 일명 'K리그 프로덕션'이다. 기존 방송사에서 제작했던 K리그 2부 경기 중계방송을 프로연맹이 자체 제작하고 있다. 자체 제작 관련 비용은 연맹이 부담한다. 연맹이 인력과 중계방송 장비를 직접 운용한다. 중계방송이 언제 어느 플랫폼을 통해 송출되는지와 무관하게 정형화된 포맷으로 제작하고 있다.
지난해까지 2부리그 경기 중계는 콘텐츠 품질의 격차가 컸다. 방송사별로 각종 그래픽부터 리플레이 화면, 해설진 코멘트까지 전부 달라 K리그 브랜드 가치를 세우기 어려웠다. 또 연맹에서 그 방송 품질을 제어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자체 제작이 이뤄지면서 2부리그 경기도 방송 콘텐츠 품질이 표준화 기준에 따라 일정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서 이 콘텐츠를 방송사는 물론이고 뉴미디어 플랫폼에서도 활용하기가 쉬워졌다.
프로연맹은 이렇게 자체 제작한 2부 중계 콘텐츠를 스카이스포츠, 생활체육TV 채널을 통해 시청자에게 전달하고 있다. 연맹이 12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시즌 스카이스포츠(케이블)와 생활체육TV에서 나란히 약 80경기씩 중계한다. 그리고 JTBC3 Fox스포츠에서 약 10경기를 중계할 예정이다. 이렇게 되면 K리그 2부 182경기 중 대부분의 경기를 TV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조연상 프로축구연맹 사무국장은 "연맹의 이런 시도는 향후 미디어 환경을 대비한 선제 대응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우리는 K리그 1부 경기 중계의 경우 기존 방송사와 협조를 공고히 할 것이다"면서 "그러나 2부는 상황이 다르다. 자체 제작 도입은 우리의 돌파구다. 우리가 필요한 중계 콘텐츠를 우리가 만들어 보는 것이다"고 말했다.
올해 K리그 1부 경기 중계는 기존 MBC스포츠플러스, KBS N, SPOTV에다 새롭게 JTBC가 가세했다.
올해 1~2라운드까지 치른 K리그는 대구FC의 새 전용구장 오픈, 새로운 수준급 외국인 선수들의 가세 등으로 초반 관중 몰이가 이뤄지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