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경엽 감독의 '괴롭힘 야구'가 SK에서도 계속된다.
'홈런 군단'으로 이미지가 굳어진 SK 와이번스에 염 감독 특유의 디테일이 가미되고 있다.
SK는 16일까지 이번 시범경기서 가장 많은 8개의 도루를 기록했다. 도루 시도도 12개로 가장 많다. 고종욱이 3개로 가장 많고 김재현 노수광 로맥 박승욱 정진기 등이 1개씩을 기록했다.
지난해에도 SK는 팀도루 108개로 전체 3위의 '뛰는 팀'이었다. 하지만 홈런 이미지 때문에 뛴다는 느낌은 별로 없었다.
염 감독은 시범경기에서 이렇게 도루를 시도하는 것은 상대팀에게 각인시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우리 주자가 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과 안 뛴다고 생각하는 것은 수비가 가지는 압박감이 천지차이다"라는 염 감독은 "주자가 뛸 수 있다고 생각하면 투수는 퀵모션을 빨리 하려고 하고 구종 선택도 달라진다. 야수들도 뛰는 것에 대비를 해야한다. 수비가 피곤해진다"라고 했다. 시범경기를 통해 성공과 실패를 하면서 경험을 쌓게한다.
염 감독은 최 정이나 로맥 등 중심타자들도 도루를 시도할 것이라고 했다. "중심타자들이 많이 뛰지는 못한다고 해도 15번 정도는 뛰게할 생각이다. 이 정도는 큰 무리가 되지 않는다"라고 했다.
대신 도루 타이밍 등은 선수들이 편하게 할 수 있도록 벤치에서 도와줄 것이라고 했다. "1년 정도 해보면 어느 타이밍에 뛰어야 하고 어느 타이밍엔 뛰지 말아야할 지 선수들도 습득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노수광 고종욱 김강민 김재현 정진기 등 발빠른 선수들에겐 자유롭게 뛸 수 있는 그린라이트를 줄 방침. 하지만 맞지 않는 상황에서의 도루는 하지 못하도록 금지 사인도 낼 생각이다. 염 감독은 "도루 실패로 흐름이 끊기면 안된다"라면서 "투수의 제구가 흔들리거나 볼카운트 투볼 등 타자에게 좋은 흐름일 때는 되도록 뛰지 않아야 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히어로즈 감독 시절에도 모든 선수들이 도루를 할 수 있도록 했다.조금이라도 상대 수비가 신경쓸 부분을 늘려 타자들이 좋은 타격을 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들려했다. 상대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맞춤 전략으로 승률을 높였다.
염 감독의 야구가 돌아왔다. 상대팀 입장에선 피곤한 적을 만나게 됐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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