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떼가 도를 넘었다.
갓 세상에 태어난 창원NC파크가 걸음마를 떼기도 전에 '구태정치'에 신음하고 있다. 창원시의회가 NC의 명칭권 행사에 또 딴죽을 걸었다. NC 다이노스가 최근 KBO에 신구장 명칭을 창원NC파크로 불러줄 것을 요청한 부분을 두고 창원시 차원에서 실력행사에 나서야 한다는 것. 새구장명칭선정위원회 결정을 무시하고 일부 정치인-시민단체 뜻에 따라 '창원NC파크 마산구장'이라는 행정 명칭을 통과시켰던 창원시의회가 '찍어누르기'까지 시도하고 있어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창원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18일 창원시 자치행정국 추가경정 예산안 예비심사 도중 창원NC파크 문제를 걸고 넘어졌다. 이들은 최근 창원시의회가 가결시킨 '창원NC파크 마산구장' 명칭을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창원시의 대응을 주문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이천수 시의원은 "시의회가 조례로 이름을 정했으면 정한대로 사용해야 하는 것 아니냐. (NC가) 창원시를 무시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같은 당의 손태화 시의원 역시 "구단이 조례에 정한대로 이름을 쓰지 않으니 창원시가 행정지도를 해야 되지 않느냐"며 "공문을 통해 (창원NC파크에) '마산구장'을 붙여 쓰도록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이에 대해 자치행정국은 앞서 조례상 정식 명칭을 사용해 줄 것을 구단에 요구했으며, 구단에 관련 내용을 담은 공문을 보내고 행정지도를 하겠다고 답했다.
시민들의 반응은 차갑기만 하다. 소식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해당 정당명을 거론하며 십자포화를 쏟아내고 있다. 이들은 '아예 진해까지 더하라', '해당 지역 출신인게 부끄럽다' 등 자조섞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부 NC 팬들은 23일 열릴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9 KBO리그 개막전에서도 '야유 퍼포먼스'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NC는 신구장 건립 조건으로 창원시 연고를 정했음에도 건설분담금에 이어 임대료까지 낸다. 지금의 KBO리그를 만든 '지역연고를 통한 자립 기반 마련'이라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다. 2011년 창원 연고를 정한 뒤 지역 공헌 활동에 앞장서면서 KBO리그 내에서 가장 팬친화적 구단이라는 평가를 들을 정도로 뛰었다. 발로 뛰며 자생 토대를 다졌지만, 돌아온 것은 지역 정치권의 말바꾸기와 실력행사다.
NC는 창원NC파크 총공사비 1270억원 중 100억원(창원시 820억원, 경상남도 200억원, 국비 150억원)을 분담했고, 이를 계기로 25년간 구장 운영권 및 명칭권, 광고권을 획득했다. 25년 동안의 운영-광고권과 명칭권 활용으로 얻게 될 유무형 수익이 수 천억원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최근 경기장 내 주류 공급 업체 입찰에서 지역 외 업체를 선정했으나, 안팎의 압력에 결국 지역 내 업체를 끼워넣는 등 운영권마저 위협받고 있다.
야구계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NC가 안좋은 선례를 남기면 생길 후폭풍 때문이다. 향후 구단 운영 과정에서 지역에 번번이 발목이 잡히는 빌미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BO리그 나머지 구단 뿐만 아니라 프로야구 산업 전반에도 부정적 영향이 불가피하다. 신구장 입지 선정을 둘러싸고 지역 갈등이 정점에 이른 대전이나, 향후 신구장 건축에 나서야 할 서울, 부산에서도 창원과 같은 상황이 반복될 수도 있다. 때문에 NC가 창원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행정소송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받고 있다. '새 구장 때문에 족쇄를 차느니 차라리 떠나는게 낫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NC는 그동안 유연한 입장이었다. 김종문 NC 단장은 18일 개장식을 앞두고 "신구장 건축에 창원시가 가장 많은 금액을 투자한 것은 사실이다. 창원시가 빛날 자리도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명칭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상황은 NC의 선의와는 정반대로 흐르고 있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을 꼽씹어 볼 때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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