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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과 현실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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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지에서부터 야심 차게 준비한 '플랜A'가 K리그 무대 위에서 먹혀들지 않고 있다는 걸 일찌감치 깨달았다. 성남전을 앞두고 "앞서 두 경기에서 실패했다"고 인정했다. 주장 염기훈은 "새로운 감독님과 새로운 전술 때문에 선수들이 (터키 전훈)초반에는 어려움을 겪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 상당히 좋은 훈련을 했다"고 지난 동계훈련을 평가했다. 이 감독은 시즌을 앞두고 "내용과 결과를 모두 붙잡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상과 현실은 달라도 너무 달랐다. 머릿속으로 그린 K리그와 실제 마주한 K리그는 차이가 있었다. 이 감독은 "연습과 실전은 별개였던 것 같다. 선수들이 그동안 했던 것의 50%도 보여주지 못했다"고 씁쓸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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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얀과 염기훈은 노련미와 한 방 능력을 지닌 공격수인 건 분명하다. 다만 이임생표 압박 전술에서 90분 내내 전방 압박을 담당하기엔 기동성과 체력에 문제를 보인다. 데얀과 염기훈이 서 있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상대팀은 더 여유롭게 공을 수원 진영으로 운반할 수 있다. 염기훈의 '날카로운 킥'과 '볼 키핑 및 운반 능력'을 대신할 선수가 현 수원 라커룸에 보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 이 감독의 신뢰를 받는 김태환 고명성 구대영 등은 로페즈(전북) 주니오(울산) 등 수준급 공격수 앞에서 한계를 드러냈다. 레프트백 양상민은 과거 서정원 전 감독 시절에도 센터백으로 기용된 적이 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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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경기 절반 가량을 교체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긴 하다. 중심을 잡아줄 중앙 미드필더가 줄부상을 했다. 파이터형 수비형 미드필더 이종성은 좌측 후방십자인대 파열 부상으로 후반기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동성이 좋은 부주장 최성근은 좌측 내측인대가 손상돼 동계훈련에 거의 임하지 못했다. 오는 31일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4라운드 홈경기를 목표로 준비 중이다. 지난 시즌 최고의 활약을 펼친 외국인 엘비스 사리치 역시 부상으로 1~3라운드에 결장했다. 송진규 박형진 고승범 조성진 등을 번갈아 투입했는데, 누구 하나 뚜렷하게 만족감을 주지 못했다. 최성근, 사리치만이라도 이른 시기에 복귀해준다면 조금 더 안정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있다고 이 감독은 판단한다.
다만 진짜 위기를 맞지 않으려면 이상을 좇을 것인지, 현실에 수긍할 것인지부터 선택해야 한다. 지도자가 오락가락하면 그라운드 안 선수들은 마구 흔들린다. K리그1 미디어데이에서 전북의 대항마로 수원을 꼽은 자신감도 가져야 한다. 그래야 따뜻한 봄이 찾아온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