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랭킹 1위 박정환(26) 9단이 중국 랭킹 1위 커제 9단에게 기적 같은 역전승을 거두고 월드바둑챔피언십 3연패를 달성했다.
20일 도쿄 일본기원에서 열린 월드바둑챔피언십 2019 결승에서 박정환 9단이 커제 9단에게 287수 만에 흑 1집반승을 거뒀다.
한ㆍ중 랭킹 1위이자 세계 최강을 다투는 '라이벌'의 대결답게 초반부터 불꽃 튀는 접전이 펼쳐졌다. 박정환 9단은 큰 모양을 만들며 공격에 나섰고, 커제 9단은 이에 날카로운 타개로 맞서며 중반까지 치열한 전투가 이어졌다.
팽팽했던 형세는 박정환 9단이 실수(161수)를 범하며 커제 9단이 앞서가기 시작했다. 후반 박정환 9단은 맹추격에 나서며 미세한 반집 승부를 만들었고, 커제 9단이 끝내기에서 결정적인 패착(250수)을 두면서 결국 역전에 성공했다.
커제 9단으로선 '박정환 트라우마'가 생길 법한 한 판이었다. 커제 9단은 지난 2월 열린 하세배 결승에서도 다 이긴 바둑을 아마추어도 하지 않을 착각을 범해 역전패를 당한 바 있다. 이날도 끝내기에서 실수하는 바람에 다 이긴 경기를 놓치고 말았다. 두 판 연속 속 쓰리는 패배. 당황하면 앞머리를 비비 꼬는 버릇이 있는 커제 9단의 헤어스타일이 이날도 많이 흐트러졌다.
박정환 9단은 "불리했던 바둑을 역전해 매우 기쁘다. 운이 많이 따라준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승리로 박정환 9단은 커제 9단과의 상대전적에서 11승 8패로 한발 더 벌렸다.
박정환 9단은 우승상금 2000만엔(약 2억원)과 우승컵을, 준우승한 커제 9단은 500만엔(약 5000만원)의 상금을 각각 받았다.
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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