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답게 던져라."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이 에이스 김광현에게 주문한 말이다.
김광현은 23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개막전서 선발등판해 6이닝 동안 8안타(1홈런) 3볼넷 7탈삼진 4실점했다. 예전 KT전에 약한 모습을 보였던 김광현이지만 3년 가까이 KT를 만나지 않았던 터라 이제는 KT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잊혀졌을 것으로 판단한 염 감독은 자신있게 김광현을 개막전 선발로 냈다. 결과는 그리 좋지는 않았다.
염 감독은 "밸런스가 좋지 않았다. 공도 전반적으로 높았다"면서 "힘들게 던졌지만 그래도 끝까지 잘막았고, 팀이 후반에 이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해줬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광현이에게 KT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다 털어내지는 못한 것 같다. 광현이답게 던지지 못했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이번 등판에서 성적이 별로였지만 앞으로도 KT전에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리겠다고 했다. 이제는 이겨내야하는 시기라는 것이다.
염 감독은 "KT전에서도 김광현답게 던지면 된다. 자기 스타일대로 던진 뒤에 성공여부를 봐야한다"라고 했다.
염 감독은 시범경기 때 KT전에 굳이 김광현을 내지 않은 것을 결과적으론 좋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땐 KT타자에게 안보여주는 것이 더 낫다고 1차원적으로 판단했었다"라는 염 감독은 "차라리 김광현이 시범경기에 나와 KT타자를 상대로 던져서 자신감을 찾고, KT 타자들에겐 예전 김광현이 아니라는 점을 각인시키는 것이 더 낫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광현은 시범경기 로테이션상 17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시범경기에 던지는 상황이었지만 등판하지 않고 강화에서 열린 영동대와의 연습경기에 등판했었다.
그래도 6회초 1사 만루의 위기를 스스로 넘긴 점이 다음 KT전 등판에 긍정적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했다. 4-4 동점이던 6회초 1사 만루서 김광현은 1번 황재균과 2번 박경수를 연속 삼진으로 잡아내며 이닝을 마쳤다. "무너지지 않고 위기를 넘긴 것이 좋았다"며 "다음엔 좀 더 자신감을 갖고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