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창원NC파크.
중계 담당 시설이 갖춰진 주조정실은 이날 오후 내내 바쁘게 돌아갔다. 담당 PD부터 엔지니어까지 현장 카메라 및 송출 시스템 점검에 여념이 없었다. 중계트럭도 일찌감치 경기장에 자리를 잡았다. 여느 때와 다름없는 KBO리그의 중계 풍경. 하지만 이들은 방송사 소속 중계 인력이 아니었다.
이날 열린 KT 위즈-NC 다이노스전은 TV가 아닌 인터넷-모바일에 중계됐다. 3연전 중계를 맡았던 방송사가 챔피언결정전이 진행 중인 프로배구 중계를 이유로 마지막날인 28일만 중계를 하기로 한 것. 이날 중계는 최근 KBO의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로 선정된 통신-포털 컨소시엄(이하 컨소시엄)이 맡았다. KBO리그 정규시즌 경기가 TV 외의 플랫폼으로 중계되는 것은 이날이 처음이다. 컨소시엄 측은 이날 경기를 인터넷 포털사이트와 모바일 플랫폼을 통해 중계하기로 했다.
NC는 중계 무산 소식이 들려온 뒤 시범경기 때와 마찬가지로 자체 중계를 계획하기도 했다. 하지만 KBO로부터 사정을 전해들은 컨소시엄 측에서 NC 측에 연락을 했고, 이날 중계가 이뤄졌다. 오후부터 컨소시엄 측에서 선정한 외주 업체가 창원NC파크에 도착해 중계 준비에 돌입했다. 급히 섭외된 현장 중계 캐스터와 전직 지도자 출신 해설위원도 도착했다. NC 구단 관계자는 "PD, 엔지니어 모두 처음 보는 분들이 왔다"며 "2군 리그 중계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고 하시더라"고 말했다.
이날 현장에 설치된 카메라는 총 6대. 방송사(10대)에 비해 다소 적은 숫자지만, 현장 중계에 큰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초고속 카메라 등 최신 장비가 갖춰지지 않은데다, KBO비디오판독센터와의 연결 문제로 이날 비디오판독은 이뤄지지 못했다. KBO 관계자는 "앞으로 유사한 상황에 대비해 현장 중계를 지켜보고 비디오판독시스템 구축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팀 감독들은 비디오판독 없이 치러지는 경기에 크게 개의치 않는 모습이었다. NC 이동욱 감독은 "심판의 결정을 믿는다"고 말했다. KT 이강철 감독은 "양팀이 같은 조건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이기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송출된 중계 품질은 일반 TV와 비교해 손색이 없었다. 일부 느린 화면이 제공되지 않았을 뿐, 실제 방송과 큰 차이가 없는 중계가 이뤄졌다. 아웃카운트 표기, 선수 이름 등 일부 그래픽 장면에서 '오타'가 나오긴 했지만, 빠르게 수정되는 등 경기를 즐기기에는 큰 문제가 없었다. 네티즌들은 TV와는 다소 다른 중계에 생소해 하면서도 경기를 보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칫 큰 구멍이 될 수도 있었던 '중계 불발'은 큰 문제 없이 넘어갔다.
창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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