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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용덕 감독 정우람 투입 VS 김기태 감독 투수를 타자로 기용 '맞불',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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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KIA 타이거즈의 경기.

한화가 13-7로 크게 앞선 9회 2사 주자 1루 상황.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한 개만 남겨둔 상황에서 한용덕 한화 감독은 마무리 투수 정우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세이브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한 감독이 정우람을 7번째 투수로 올린 건 점검 때문이었다. 정우람은 지난 주말 두산과의 2연전에 등판 기회를 잡지 못했다. 23일에는 4-5로 뒤지고 있는 상황이었고, 24일에는 워낙 큰 점수차로 앞서고 있던 터라 등판할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한 감독은 "정우람은 개막 후 실전등판 기회가 없어 점검차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감독의 선택이 김기태 KIA 감독의 자존심을 건드린 모양새가 됐다. 김 감독은 한 감독이 정우람을 투입하자 타임을 요청한 뒤 8회 대타로 나선 황대인 대신 불펜장에서 투수 문경찬을 불러 타석에 세웠다. 대타요원으로는 황윤호가 남아있었다. 영문도 모르고 덕아웃으로 나온 문경찬은 후드 티를 벗고 헬멧을 쓴 뒤 방망이를 들고 타석에 섰다. 결과는 삼구 삼진.

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경기가 끝난 뒤 김 감독은 타자 대신 투수를 타석에 세운 이유를 밝히지 않았다. 그러나 정우람의 등판은 야구에 대한 예의와 에티켓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김 감독의 상식에서 어긋나 보였다. 결국 한 감독에 대한 시위로 보여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김 감독은 지난 2012년 LG 감독 시절에도 비슷한 상황을 맞기도 했다. 당시 SK 이만수 감독은 3-0으로 리드하고 있던 9회 말 박희수가 아웃카운트를 하나 잡자 이재영을 등판시켰다. 하지만 이재영이 LG 이진영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은 후 정성훈에게 2루타를 맞자 이 감독은 다시 정우람으로 교체시켰다. 그러자 김 감독은 한 번도 1군 경기에 나선 적 없는 신인 투수 신동훈을 대타로 세웠다. 신동훈은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당시 '경기 포기' 논란이 일었고 김 감독은 KBO로부터 벌금 500만원 징계를 맞기도 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