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입장이 틀리다. 오해만 하지 말고 예전에 했던대로 잘 지내자."
한용덕 한화 감독이 전날 야구 에티켓을 놓고 불거진 미묘한 사령탑 충돌에 대해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감독은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가진 자리에서 "서로 입장이 틀리다. 김기태 감독 입장에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오해만 하지 말고 예전에 했던대로 잘 지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어 "야구를 하면서 상대를 자극하는 건 있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감독은 순수하게 정우람의 컨디션 점검을 위해 마운드에 올렸다. 투구 프로그램이 이미 짜여져 있었다. 한 감독은 "우람이가 개막 2연전에 출전하지 못했고 물음표가 달린 선발투수들이 출전하기 때문에 등판이 계속 연기될 것 같아 등판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태양이의 투구수가 많아지면 안된다고 판단했다. 이미 정우람은 1이닝만 던지고 싶다고 해서 그렇게 등판이 짜여져 있었다. 오해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지난 26일 난타전이 펼쳐진 한화-KIA전. 9회 양팀 사령탑이 선수 기용을 놓고 충돌했다. 한화가 13-7, 6점차로 앞선 2사 1루 상황. 승리까지 아웃카운트 한 개를 남겨뒀다. 한데 한용덕 한화 감독은 마무리 투수 정우람 카드를 꺼내 들었다. 세이브 조건이 성립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사실 상식은 여기서부터 깨졌다. 다만 한 감독의 생각도 이해는 간다. 정우람을 마운드에 올린 건 한 가지 이유였다. 실전감각 때문이었다. 경기가 끝난 뒤 한 감독은 "정우람은 개막 후 실전등판 기회가 없어 점검차 기용했다"고 설명했다.
김 감독은 '맞불'을 놓았다. 주심에게 타임을 요청한 뒤 대타를 기용했다. 타자가 아닌 투수를 타석에 세웠다. 중계카메라에 잡힌 한 감독의 표정은 황당함이었다. 헐레벌떡 덕아웃으로 이동한 문경찬은 후드 티를 벗고 헬멧과 방망이를 든 채 타석에 섰다. 결과는 스탠딩 삼진이었다.
당시 김 감독은 이 상황과 관련해 어떠한 코멘트도 하지 않았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김 감독은 의연한 표정이었다. 과거는 과거일 뿐 이날 경기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훈련 중인 타자들을 지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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