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새 외국인 투수 조 윌랜드(29)는 2년의 기다림 끝에 얻은 보물이었다.
KIA는 2016년 말 윌랜드 영입 실패의 아픔을 겪었다. 당시 미국 메이저리그 애틀란타 브레이브스 소속이던 윌랜드는 미국 출신 지크 스프루일의 대체 1순위로 꼽혔던 투수였다. 그러나 윌랜드의 선택은 KIA가 아닌 일본 요코하마 DeNA였다. 조계현 KIA 단장은 "윌랜드는 2년 전 영입에 공들였던 투수였다. 그러나 일본으로 가버리는 바람에 아쉬움이 남았었다"고 회상했다.
윌랜드의 일본 무대 데뷔시즌은 나쁘지 않았다. 2017년 21경기 선발로 등판, 10승2패 평균자책점 2.94를 기록했다. 133이닝을 소화했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부진했다. 16경기 4승9패 평균자책점 4.99를 마크했다. 92이닝밖에 던지지 못했다. 이유는 팔꿈치 부상이었다. 2012년 오른쪽 팔꿈치 수술을 받았던 윌랜드는 지난 시즌 스프링캠프 때부터 팔꿈치 부상이 재발해 시즌 중간에 합류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윌랜드가 이적시장에 나오자 KIA가 기다렸다는 듯 낚아챘다. 외국인투수 전원교체를 단행한 KIA는 운이 맞아 떨어졌다. 조 단장은 "지난 시즌 요코하마에서 윌랜드에게 중간계투를 요구했다고 하더라. 그러나 윌랜드는 선발을 원했다. 우리도 외국인 투수가 필요했고 상황이 잘 맞았다"며 웃었다.
우선 우려했던 부상 재발은 발생하지 않았다. 강상수 투수 총괄 코치는 "본인도 팔꿈치가 괜찮다고 한다. 내가 봤을 때도 괜찮은 것 같다. 다만 관리를 해줘야 하는 유형"이라고 귀띔했다.
적응에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 다만 평소 수더분한 성격인 윌랜드는 불펜 피칭을 소화해야 할 때 자신만의 루틴을 유지해야 하는 스타일이다. 피칭 전에 잡혀있는 프로그램을 소화하지 않고 충분히 쉬어야 한다. 강 코치는 "유독 자신만의 루틴을 유지해야 하는 미국 선수들이 종종 있다. 윌랜드가 그런 케이스다. 그러나 기술적인 것을 빼곤 부상 부분만 관리해준다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스프링캠프를 잘 소화한 윌랜드는 최근 기분도 '업' 됐다. 지난 17일 '득남'을 했다. 출산휴가를 받아 미국을 다녀와 선발등판이 하루 늦춰졌다. 그러나 4선발로 나와 '연패 스토퍼' 역할을 톡톡히 했다. 윌랜드는 2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7피안타 1홈런 4볼넷 3탈삼진 3실점(2자책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승부처였던 5회에는 탁월한 위기관리 능력을 뽐냈다. 선두 장진혁을 볼넷을 내보낸 뒤 후속 양성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그러나 송광민에게 2루타, 호잉에게 볼넷을 내줘 1사 주자 만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만난 상대는 김태균이었다. 풀 카운트 접전이 벌어졌다. 승자는 윌랜드였다. 낙차 큰 변화구로 병살타를 유도하며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윌랜드는 주먹을 쥐고 포효했다.
윌랜드의 호투로 KIA는 한화를 9대4로 꺾고 개막 3연패를 끊어내며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광주=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