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 글러브만 보고 던졌어요."
키움 히어로즈 고졸 루키 박주성(19)은 처음 느껴보는 긴장감과 함께 사직구장 마운드에 올랐다. 1이닝 무실점. 훌륭한 데뷔전 성적이었다.
경기고 출신 박주성은 2019 신인 1차 지명에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안정된 제구와 묵직한 빠른 공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1차 지명인 만큼 장정석 감독의 기대도 컸다. 그리고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박주성은 당당히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다. 올해 키움 신인들 중 유일했다. KBO리그 전체로 봐도 신인 7명 중 한 명.
프로 데뷔 전 통 큰 기부(어린 시절 화상 치료를 받았던 한강성심병원에 1000만원을 기부했다)로 먼저 이름을 알린 박주성은 "더 노력해서 기부도 꾸준히 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1차 관문인 1군 엔트리 진입에는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24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 경기에서 프로 첫 등판의 꿈을 이뤘다. 팀이 2-6으로 뒤진 8회말. 마운드에 오른 박주성은 이대호에게 공 1개를 던져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이후 2안타를 맞았지만, 2사 1,2루 위기를 삼진으로 넘겼다. 공격적인 피칭이 인상적이었다. 장 감독은 "신인답지 않게 스트라이크를 잘 던져줘서 고마웠다. 캠프에서부터 컨디션이 좋은 날에는 정타를 많이 안 많더라. 계속 미들맨으로 준비했다"고 칭찬했다.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박주성은 굉장히 긴장한 상태였다. 27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박주성은 "긴장을 많이 했다. 사직구장의 응원 소리가 워낙 커서 더 긴장했던 것 같다. 지금까지 야구를 하면서 가장 긴장됐던 순간 중 하나다"라고 돌아봤다. 오직 스트라이크만 생각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상대 타자도 인지하지 못했다. 박주성은 "이지영 선배가 포수 글러브만 보고 던지라고 하셨다. 첫 타자가 초구에 쳐서 아웃됐다. 그제서야 전광판을 보고 상대 타자가 이대호 선배님인 걸 알았다"면서 "강타자를 잡았지만, 뿌듯해 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긴장 속에서도 충분히 제 몫을 해냈다. 박주성은 "신인이기 때문에 볼넷보다는 안타를 맞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가운데만 보고 씩씩하게 던졌다"고 했다. 선발 투수 등록에 따라 1군 엔트리에서도 제외될 수 있는 상황. 그래도 박주성은 "1군 선배들과 함께 하면서 배울점이 정말 많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을 받고 있다"며 흡족해 했다. 아울러 그는 "앞으로도 가운데만 보고 스트라이크를 던지겠다"는 당찬 포부를 전했다.
잠실=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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