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을 위해서 평일 경기에 다양한 선택권을 주는 것을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김도훈 울산 감독)
"더 일찍 시행됐어야 한다. ACL 진출팀들에게 도움이 되고, 미디어 노출을 통해 K리그 위상이 더 높아질 것이다."(조성환 제주 감독)
29일 오후 7시30분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는 올시즌 첫 '프라이데이 나이트 풋볼', 하나원큐 K리그 2019 4라운드 울산 현대-제주 유나이티드전이 펼쳐졌다.
프로축구연맹은 올시즌부터 K리그1 12개 클럽의 홈경기 중 1번, 총 12번의 금요일 경기를 개최하기로 했다. 매치데이 분산으로 미디어, 중계방송 노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획이다. J리그, 프리미어리그를 벤치마킹했다. '불금 매치'에 대한 양팀 사령탑의 반응은 이구동성 '긍정적이었다.
▶라인업
A매치 휴식기 직후 첫 경기, 첫 프라이데이 나이트 풋볼을 치열하게 준비했다. 이날 양팀 감독들이 내세운 라인업 역시 흥미진진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22세 이하, 울산 유스 득점왕 출신 박정인을 깜짝 선발로 내세웠다. 주니오 아래 2선 중심에 섰다. 올시즌 울산이 야심차게 영입한 골잡이 주민규도 부상을 털고 돌아왔다. 백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조성환 제주 감독은 요코하마에서 임대 온 윤일록을 처음으로 선발로 썼다. 리그 3경기에서 1승2무, 3골을 기록중인 울산과 2무1패, 1골을 기록중인 양팀은 팬들을 위해 "재미있는 경기, 공격적인 경기"를 약속했다.
울산의 리그 최강 수비라인 윤영선-불투이스에 맞서 제주는 스리백을 내세웠다. 주장 박진포가 햄스트링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서울전에 이어 백스리를 가동했다. 22세 이하 김승우가 중심을 잡는 가운데 알렉스 김동우가 나란히 섰다.
-울산(4-2-3-1): 오승훈(GK)/박주호-불투이스-윤영선-김창수/신진호-믹스/김보경-박정인-김태환/주니오
-제주(3-5-2): 이창근(GK) 알렉스-김승우-김동우 /강윤성-이창민-권순형-이동수-김호남/윤일록-마그노
▶전반: 주니오 선제골 '장군'-이창민 동점골 '멍군'
전반 5분 김태환의 크로스에 이은 주니오의 헤더가 '제주 수문장' 이창근의 선방에 걸렸다. 전반 14분 마그노의 슈팅이 흘러나온 직후 이창민의 날선 왼발 중거리 슈팅은 오승훈의 선방에 막혔다.
전반 21분 제주의 결정적인 찬스가 무산됐다. 마그노의 크로스를 잘라낸 윤일록이 전방쇄도하며 밀어넣은 슈팅이 불투이스의 발을 맞고 튕겨나갔다.
전반 24분 '원샷원킬' 주니오의 선제골이 터졌다. 2선 중앙, 측면을 종횡무진 누비던 김보경이 치고 달리며 주니오에게 전방으로 찔러준 패스를 놓치지 않았다. 수비를 벗겨낸 후 1대1 찬스에서 왼발로 깔끔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시즌 2호골이었다.
그러나 첫승에 목마른 제주 역시 강공으로 맞섰다. 불과 3분만인 전반 27분 이창민의 헤더골이 작렬했다. 박스 오른쪽에서 김호남이 올려준 택배 크로스를 이창민이 머리로 밀어넣으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이창민이 개막전에 이어 시즌 2호골을 기록했다. 올시즌 제주의 2골 모두를 책임졌다. 1-1, 불금 매치가 후끈 달아올렸다. 전반 29분 믹스의 중거리 슈팅을 이창근이 몸을 날려 막아냈다. 전반 34분 김 감독은 박정인을 빼고 김인성을 투입하며 승리를 향한 의지를 분명히 했다. 1-1로 전반을 마쳤다.
▶후반: 김보경 2경기 연속골 '거짓말 댄스' 세리머니
후반 시작과 함께 울산의 공세가 거세졌다. 후반 8분 울산 김보경의 발끝이 번쩍 빛났다. 울산 풀백 김창수의 크로스를 걷어내던 제주 골키퍼 이창근과 수비수 김승우가 겹치면서 짧은 펀칭 후 흘러내린 볼을 '나은이아부지' 박주호가 낚아채 김보경에게 연결했다. 전반부터 몸놀림이 가벼웠던 김보경이 왼발로 시원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대구전에 이은 2경기 연속골이었다. 팬 서비스도 화끈했다. 절친 김태환과 함께 '이국주의 거짓말' 댄스 세리머니를 펼쳐보인 후 손키스로 '불금' 그라운드을 찾은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화답했다.
후반 16분, 조성환 감독은 권순형을 빼고 찌아구를 투입하며 승점을 향한 승부수를 띄웠다. 후반 25분 윤일록의 날선 슈팅을 오승훈이 막아냈다. 후반 26분 울산은 믹스를 빼고 박용우를 투입했다. 수비라인을 강화하며 승리 지키기에 나섰다. 후반 28분, 신진호의 핸드볼 반칙 직후 제주 이창민의 날선 프리킥이 아슬아슬하게 크로스바를 찍었다. 후반 31분 김보경이 박스안 수비벽을 넘겨 톡 찍어찬 패스를 이어받은 김인성의 슈팅이 불발됐다. 후반 33분 제주, 김호남의 크로스에 이은 찌아구의 헤더가 아슬아슬하게 빗나갔다. 후반 34분 김도훈 감독은 원톱 주니오를 빼고 부상에서 돌아온 주민규를 투입하며 마지막 카드를 썼다. 주민규가 올시즌 울산 유니폼을 입고 첫 경기ㄹ에 나섰다. 후반 40분 김호남의 정면 헤더를 오승훈이 막아냈다. 후반 45분 울산 홈 관중석에서 "잘가세요 잘 가세요" 승전가가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K리그1 첫 '프라이데이 나이트 풋볼'의 승자는 홈팀 울산이었다. A매치 휴식기 동안 한결 간결해진 공격라인의 호흡을 보여주며 4경기 무패(2승2무)를 달렸다. 파죽의 홈 4연승을 달렸다. 지난시즌 울산을 상대로 2승1무1패로 우위를 지켰던 제주로서는 아쉬운 패배였다. 개막 후 4경기 무승을 이어가게 됐다. 울산=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