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값진 선물은 없다.'
수원의 살아있는 레전드 염기훈(36)은 친구 조원희를 떠나보내는 게 그렇게 아쉬웠나보다.
은퇴식을 끝으로 돌아서는 친구를 향해 평생 기억에 남을 선물을 안겼다. 그 덕분에 수원 삼성은 지난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4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서 3대1로 승리했다. 개막전부터 3연패 끝에 얻은 첫 승리였다.
경기 시작 전부터 비장한 분위기가 그라운드 안팎을 맴돌았다. 홈팀 수원은 올시즌 개막부터 3연패, 최하위. 창단 이후 처음으로 맞는 시즌 초반 최악의 성적표다.
1승1무1패로 중위권인 인천은 성적이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비장한 표정이었다. 지독한 '수원 징크스'다. 2009년 8월 23일 이후 수원 원정 13경기, 3무10패로 9년 7개월 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홈-원정을 떠나 최근 6년 간 수원전 8무8패로 수원만 만나면, 수원에 오기만 하면 약해지는 인천이었다.
여기에 수원의 베테랑 수비수였던 조원희(36)가 경기에 앞서 은퇴식을 가지면서 엄숙한 분위기까지 더했다. 하필 절체절명 경기에서 은퇴식이 열렸으니 떠나는 이, 보내는 이 모두 부담이 클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양팀 선수들은 '동상이몽'을 꾸기 딱 좋았다. 인천은 '수원이 최악의 부진에 빠진 지금이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겼고, 수원은 '만나면 기분좋았던 상대 인천을 제물로 부진을 깰 수 있다'고 희망을 걸었다.
수원입장에서는 정들었던 베테랑을 보내는 마당에 선물까지 안길 수 있다면 금상첨화였다. 조원희도 은퇴식 인사말에서 "오늘 정말 중요한 경기인데 이런 자리가 제가 (선수인생을)마무리하는 날이어서 더욱 뜻깊다. 수원 선수들을 끝까지 응원해달라"고 당부했다.
조원희의 이 당부가 수원 선수와 홈 관중 모두에게 같은 의미로 받아들였겠지만 유독 각별하게 새겨들을 만한 이가 있었다. 염기훈이다. 염기훈은 1983년생 조원희와 동갑내기 친구다. 작년까지 수원 선수단에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양대 선배로 의기투합했었다. 염기훈은 영원한 '정신적 지주'였고, 조원희는 '미친듯이' 개인훈련과 몸관리를 하는 '롤모델'이었다.
염기훈은 작년 말 재계약을 통해 선수생활을 이어갔지만 조원희는 은퇴를 선택했다. 이날 은퇴식에서 떠나는 친구에게 감사패를 안겨줬던 염기훈은 그라운드에서도 값진 선물을 안겼다.
염기훈은 전반 14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슬쩍 빼앗은 뒤 왼발로 툭 밀어넣는, 베테랑다운 골이었다.
하지만 기선제압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수원은 6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기습 헤더골을 얻어맞았다.
1-1로 후반을 맞은 수원은 전세진의 위협적인 슈팅을 앞세워 공세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마무리에서 풀리지 않자 후반 15분 수원은 비장의 무기 데얀을 꺼내 들었다. 데얀이 투입되면서 상대 수비망이 분산됐고, 2선 공격을 받치던 염기훈에게도 여유가 생겼다. 염기훈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데얀 투입 2분 뒤 염기훈이 왼쪽 측면으로 슬쩍 이동하더니 얼리크로스를 올렸다.
왼발로 감아차기 하듯 올렸는데 골키퍼와 최종 수비라인 사이로 떨어지는 지점이 일품이었다. 상대 수비수를 사이를 뚫고 나온 타가트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수원의 후배 선수들은 천금같은 도움을 한 염기훈에게 달려가 감사인사를 건네며 기쁨을 나눴다. 후반 추가시간 3분 타가트의 쐐기골까지 더한 수원은 떠나는 조원희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완성했다.
지독한 연패도 탈출했으니 일석이조의 승리였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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