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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식을 끝으로 돌아서는 친구를 향해 평생 기억에 남을 선물을 안겼다. 그 덕분에 수원 삼성은 지난 3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2019년 하나원큐 K리그1 4라운드 인천유나이티드와의 홈경기서 3대1로 승리했다. 개막전부터 3연패 끝에 얻은 첫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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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승1무1패로 중위권인 인천은 성적이 아닌 다른 이유 때문에 비장한 표정이었다. 지독한 '수원 징크스'다. 2009년 8월 23일 이후 수원 원정 13경기, 3무10패로 9년 7개월 간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홈-원정을 떠나 최근 6년 간 수원전 8무8패로 수원만 만나면, 수원에 오기만 하면 약해지는 인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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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양팀 선수들은 '동상이몽'을 꾸기 딱 좋았다. 인천은 '수원이 최악의 부진에 빠진 지금이 징크스를 깰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 여겼고, 수원은 '만나면 기분좋았던 상대 인천을 제물로 부진을 깰 수 있다'고 희망을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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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원희의 이 당부가 수원 선수와 홈 관중 모두에게 같은 의미로 받아들였겠지만 유독 각별하게 새겨들을 만한 이가 있었다. 염기훈이다. 염기훈은 1983년생 조원희와 동갑내기 친구다. 작년까지 수원 선수단에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는 양대 선배로 의기투합했었다. 염기훈은 영원한 '정신적 지주'였고, 조원희는 '미친듯이' 개인훈련과 몸관리를 하는 '롤모델'이었다.
염기훈은 전반 14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상대 골키퍼의 타이밍을 슬쩍 빼앗은 뒤 왼발로 툭 밀어넣는, 베테랑다운 골이었다.
하지만 기선제압의 기쁨은 오래 가지 않았다. 수원은 6분 뒤 코너킥 상황에서 기습 헤더골을 얻어맞았다.
1-1로 후반을 맞은 수원은 전세진의 위협적인 슈팅을 앞세워 공세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주도권을 잡았음에도 마무리에서 풀리지 않자 후반 15분 수원은 비장의 무기 데얀을 꺼내 들었다. 데얀이 투입되면서 상대 수비망이 분산됐고, 2선 공격을 받치던 염기훈에게도 여유가 생겼다. 염기훈은 이를 놓치지 않았다. 데얀 투입 2분 뒤 염기훈이 왼쪽 측면으로 슬쩍 이동하더니 얼리크로스를 올렸다.
왼발로 감아차기 하듯 올렸는데 골키퍼와 최종 수비라인 사이로 떨어지는 지점이 일품이었다. 상대 수비수를 사이를 뚫고 나온 타가트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수원의 후배 선수들은 천금같은 도움을 한 염기훈에게 달려가 감사인사를 건네며 기쁨을 나눴다. 후반 추가시간 3분 타가트의 쐐기골까지 더한 수원은 떠나는 조원희에게 잊지 못할 선물을 완성했다.
지독한 연패도 탈출했으니 일석이조의 승리였다.
수원=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