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 보배다"라는 속담이 있다.
KT 위즈의 타선에 딱 맞는 속담이었다. KT의 답답한 타격이 고졸 2년차 김 민의 호투를 받쳐주지 못했다.
KT는 3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원정경기서 1회부터 9회까지 매이닝 주자가 총 15명 나갔지만 홈에는 단 1명만 들어왔다. 총 11개의 안타로 두산의 6개보다 더 많이 쳤지만 주자만 나가면 타자들의 방망이가 힘차게 돌지 못했다.
1회초 1사 1루서 3번 강백호의 잘맞힌 타구가 1루수 정면으로 가면서 병살타가 된 것이 잘못된 출발이었다. 0-2로 뒤진 3회초엔 8번 오태곤과 9번 김민혁이 연속 안타를 쳐 무사 1,2루의 득점 찬스를 맞았지만 1번 박경수의 2루수앞 병살타로 흐름이 끊겼다. 5회초에도 장성우의 사구로 무사 1루가 됐으나 오태곤의 3루수앞 병살타로 또 찬스가 무산됐다. 다행히 곧이은 9번 김민혁이 볼넷에 이어 도루로 2루까지 간 뒤 박경수의 좌전안타로 1점을 뽑으며 1-2로 추격했다.
하지만 6회초 1사 1,2루, 7회초 2사 1,2루의 기회를 모두 놓치면서 더이상 추격의 동력을 잃었다. 그사이 두산은 6회말 허경민의 솔로포, 7회말 호세 페르난데스와 박건우의 적시타로 3점을 추가해 1-5까지 벌어졌다.
KT는 이날 황재균을 유격수로 기용하고 윤석민을 3루, 오태곤을 1루, 김민혁을 좌익수로 기용하는 공격형 라인업을 구성했다. 심우준을 유격수에 넣는 수비를 중시한 라인업으로는 쉽지 않다고 결론을 내린 이강철 감독이 이날부터 수비가 조금 불안하더라도 공격적인 라인업으로 시즌을 치르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상황에 맞게 진루타에도 신경을 쓰자고 말했다"라고 했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8회와 9회까지도 주자가 출루했지만 들어오지는 못했다. 특히 9회초엔 1사 2,3루의 절호의 기회를 맞았지만 박경수와 유한준이 연속 삼진으로 물러났다. 1대5로 패하며 3연패.
심우준을 대신해 나온 김민혁이 9번타자로 나와 4타석 3타수 2안타 1볼넷으로 좋은 타격을 한 것이 그나마 위안이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