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불펜진이 달라졌다. 경기 후반 추가 실점 장면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3일 현재 LG 불펜 평균자책점은 0.96으로 10개팀 가운데 유일하게 '0점'대를 기록중이다. 불펜진 합계 성적은 1승2패, 4홀드. 3세이브. 지난달 27, 28일 SK 와이번스와 박빙의 경기를 이어가다 끝내기 패배를 당했을 때 2패를 기록했을 뿐이다.
시즌 시작 후 지금까지 한 점도 내주지 않은 LG 불펜투수는 신정락 정우영 정찬헌 최동환 등 4명이다. 롱릴리프를 맡고 있는 이우찬은 7⅓이닝 2실점을 기록중인데, 모두 비자책점이라 평균자책점은 역시 '0'이다. 특히 신인 정우영의 활약이 돋보인다. 리드하고 있을 때 중간에서 길게 던지는 정우영은 5경기, 9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6안타와 1볼넷을 내줬을 뿐 삼진은 7개를 잡아냈다.
이날 대전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정우영은 6-0으로 앞선 6회말 등판해 2이닝을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LG는 이어 고우석과 최동환이 1이닝씩 무실점으로 막아 승리를 지켰다.
류중일 감독은 "우리는 이기고 있을 때 정우영, 고우석, 신정락, 진해수가 나가고 마무리는 정찬헌"이라며 "선발이 일찍 무너지거나 지고 있을 때는 최동환하고 이우찬이 나간다"고 자랑하듯 밝히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LG는 5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4승 무패, 7회까지 리드한 경기에서 5승 무패를 마크했다. 5회가 지나면 역전을 한 번도 당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다. 마무리 정찬헌은 4경기에서 3⅔이닝 1안타 무실점, 3세이브를 올렸는데, 지난해와 비교해 공끝의 묵직함, 제구력, 자신감이 배가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와 무척 차이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지난 시즌 LG의 최대 약점이 불펜진이었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62로 9위였고, 블론세이브는 17개나 됐다. 이같이 불펜이 개선된 가장 큰 원동력은 자신감이다. 최일언 신임 투수코치의 역할이 크다. 특히 젊은 투수들에게 자신감을 가질 것을 주문한다. 자기 공을 믿고 스트라이크를 적극적으로 던지라고 하는 것이다. LG 불펜의 볼넷 허용은 지난해 같은 기간 36이닝에서 17개였는데, 올시즌에는 37⅔이닝에서 12개로 줄었다.
지난해 LG 필승조는 김지용 진해수 정찬헌이었다. 올해는 안정적인 피칭을 하는 투수들이 많아져 여러 상황에 대비할 수 있다. 다른 포지션은 몰라도 불펜 운영에 계산이 서지 않으면 페넌트레이스 자체가 피곤해진다. 류 감독은 지난해 이를 뼈저리게 느꼈다.
LG는 이날 현재 6승4패로 공동 2위다. 지난해 시즌 첫 10경기에서는 3승7패에 그쳤었다. 아직 시즌 초반이지만 불펜진에 별다른 변수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안정적인 레이스가 장기화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대전=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