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안타 6득점.
보기 드문 수치, '집중력'으로 해석되는 결과다. 홈 개막 4연패에 허덕이던 라이온즈 선수단에서 나왔다.
삼성은 3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IA전에서 6대3으로 승리했다. 홈경기 첫 승. 천신만고 끝에 쟁취한 4연패 탈출이다. 그 뒤에는 '결자해지'의 책임감이 있었다. 이원석, 김상수, 구자욱, 러프가 아쉬웠던 순간을 '집념'으로 만회했다.
삼성은 이날도 '충분히' 질 수 있었다. 초반 흐름이 썩 좋지 않았다. 안방 4연패에서 꼭 벗어나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 때문이었다. 야수들의 몸이 경직됐다. 수비 실수가 많았다. 타석에서도 KIA 고졸 좌완 김기훈의 의외의 노련한 완급조절에 쉽사리 돌파구를 찾지 못했다.
다행히 마운드를 지킨 2년차 신예 최채흥이 씩씩했다. 부담스러운 상황, 설상가상 수비 도움까지 받지 못했지만 2실점(1자책)으로 잘 버텼다. 그 탓에 투구수가 많아져 4이닝 밖에 던지지 못했지만 승리의 초석을 깔았다.
이기는 과정까지 쉽지 않았다. 삼성은 1회초 콜 플레이 미스 속에 김선빈에게 실책성 안타를 내줬다. 다행히 최채흥이 차분한 피칭으로 실점을 막았다. 하지만 2회 실수가 또 나왔다. 2사 1,2루에서 최원준의 강한 땅볼 타구가 러프의 미트를 맞고 굴절되며 펜스쪽으로 굴렀다. 러프가 공을 주우러 가는 사이 2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후속플레이 과정에서 주춤하면서 1루주자의 3루 진루를 막지 못했다. 안타로 기록된 타구였지만 평소 안정된 수비를 자랑하던 러프였기에 살짝 아쉬움이 있었다.
꼭 이겨야 할 경기에 내준 선취점, 벤치에 불안감이 먹구름 처럼 드리웠다. 2회말 선두 러프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했지만 후속타 불발로 2사 1루. 이원석이 타석에 들어섰다. 전날 KIA전 결정적 만루찬스를 병살타로 무산시켰던 아픔을 한방에 만회했다. 풀카운트에서 호투하던 김기훈의 141㎞짜리 직구를 전광석화 처럼 당겨 라인드라이브로 왼쪽 담장을 넘겼다. 2-1 역전을 만드는 마수걸이 홈런이었다.
하지만 한번 시작된 수비 실수는 멈출지 몰랐다. 2-1로 앞선 3회초 무사 2루에서 안치홍의 타구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김상수가 시즌 첫 실책을 범했다. 이 실수는 결국 동점을 내주는 실점으로 이어졌다. 2-2 동점.
김상수는 마음의 부채를 타석에서 갚았다. 5회 2사 2,3루, 1B2S이 불리한 카운트에서 밋밋하게 밀려 들어오는 김기훈의 122㎞짜리 체인지업을 강하게 당겼다. 3루수 옆을 스쳐 라인선상으로 흐르는 2타점 적시 2루타. 천금 같은 한방이었다.
7회, 또 한번 위기가 찾아왔다. 2사 1루에서 최형우의 안타 때 우익수 구자욱이 송구 동작에서 공을 한번 떨어뜨렸다. 그 틈을 타 2루주자 안치홍이 3루까지 내달렸다. 김주찬의 내야안타가 이어지며 실점으로 연결됐다. 3-4 턱밑 추격을 허용하는 순간.
이번에도 역시 결자해지의 책임감이 있었다. 8회 박해민의 센스있는 주루플레이로 만든 1사 1,3루. 구자욱이 타석에 섰다. 달아나는 점수가 절실했던 순간. 어떻게든 희생플라이를 만들려고 작심한듯 풀스윙을 돌리던 구자욱은 볼카운트 2-1에서 이준영의 140㎞ 패스트볼을 결대로 밀어 좌중간을 갈랐다. 5-3으로 달아나는 귀중한 적시타. 이어진 1사 2,3루에서 러프는 희생플라이로 쐐기 타점을 올리며 2회 수비의 아쉬움을 털어냈다.
결자해지의 집중력과 책임감으로 풀어낸 집념의 위기 탈출.
실수는 누구나 한다. 후회만 곱씹느냐, 만회하려 노력 하느냐가 결과 차이를 만든다.
시즌 초반, 1승 보태기가 참 힘겨운 삼성의 더딘 행보가 답답하게 느껴지지만 시즌은 길다. 선수단을 관통하는 마음이 어디로 흐르느냐가 시즌 마지막 순간 성적표를 좌우한다.
분명한 사실은 선수들이 어떻게든 해보려는 마음이 가득하다는 점이다. 오히려 의욕이 지나쳐 부담으로 경기가 잘 안 풀리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질책보다는 격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따뜻한 말 한마디가 어려운 상황에서 '할 수 있다'는 투혼을 부른다. '인생 경기'를 펼칠 수 있다.
꽃샘 추위 속에서도 어김없이 꽃은 핀다. 찬 바람을 견디고 꿋꿋하게 한걸음씩 옮기면 결국 서러울 만큼 반가운 봄날의 따스함을 만나는 날이 온다. 계속 앞으로 갈 수 있느냐, 포기하고 멈춰서느냐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삼성 선수들은 지금 껍질을 깨기 위해 발버둥 치고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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