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자유계약선수) 영입은 '양날의 검'이다. 거액을 투자해 모셔온 선수들은 팀의 부족한 부분을 메워주는 것 뿐만 아니라 전력 상승 효과까지 가져다줄 것이란 기대감이 붙기 마련. 이런 바람이 이뤄질 때도 있지만, 부상-부진 등 갖은 악재 속에 소위 '먹튀' 소리를 듣는 선수들도 부지기수다. FA 계약 첫 해 활약에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보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NC 다이노스의 스토브리그 투자는 현재까진 성공적인 것 같다. 145억원을 투자해 잡은 두 FA 양의지(32·4년 총액 125억원), 모창민(34·3년 총액 20억원)이 시즌 초반 팀을 이끌어가는 모습이다. 양의지는 12경기 타율 3할5푼1리, 4홈런을 때려냈고 장타율이 7할8푼4리(출루율 4할4푼4리)에 달한다. 모창민은 13경기 타율이 4할3푼5리, 3홈런, 출루율 4할6푼, 장타율 6할7푼4리다. OPS(출루율+장타율)에서 양의지(1.228)와 모창민(1.134)이 1, 2위를 달리고 있다.
줄부상 속에 흔들릴 수도 있었던 팀을 살린 귀중한 활약이다. 양의지는 포수 마스크를 쓰고 공수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끼치고 있다. 두 명의 새 외국인, 어린 투수들이 즐비한 NC 마운드에 '자신감'이라는 새로운 힘을 불어 넣었다. 나성범이 부상으로 이탈한 상황에선 4번 타자 역할까지 맡으면서 고비 때마다 한방을 터뜨려주는 해결사 역할을 했다. 모창민 역시 거듭되는 부상 속에 중심 타선으로 자리를 옮겼음에도 부담은 커녕 연일 맹타를 휘두르며 팀에 힘을 보탰다.
올 시즌 NC 더그아웃의 표어는 '책임감'이다. NC 이동욱 감독은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스스로 생각하고 노력하면 개인 뿐만 아니라 팀 성적은 자연스럽게 따라오기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주전 선수들이 줄부상을 당하는 상황에서도 책임감 있는 플레이를 강조하면서 팀을 뭉쳤고, 큰 흔들림 없이 초반부터 상위권에 자리를 잡는 효과를 낳았다. FA로 결실을 맺은 양의지, 모창민도 이런 팀 분위기 속에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혼전 양상의 시즌 초반, 첫 술에 배부를 순 없다. 하지만 좋은 출발은 곧 자신감으로 연결되고, 기대 이상의 성과도 만들어낼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두 FA의 초반 활약은 꼴찌 멍에를 벗기 위해 와신상담한 NC에겐 미소를 가져다 줄 만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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