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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성실히 동계훈련을 이행했던 그가 1월 말 베트남 U-22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부상했다. 두 달 넘도록 재활에 전념한 끝에 A매치 휴식기 직후 다시 그라운드에 섰고, 이날 처음으로 선발출전했다. 후반 시작과 함께 김보경의 날선 스루패스가 주민규에게 배달됐다. 주민규는 지체없이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울산은 1대0으로 승리했고, 리그 6경기 무패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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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수 주민규의 길은 도전과 성장의 기록이다. 한양대 졸업 후 1부리그의 길이 열리지 않았다. 길이 열리지 않는다고 축구의 꿈을 놓은 적은 없다. 2013년 2부리그 고양 '번외선수'로 입단했다. 프로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보직을 변경한 후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2015시즌 서울 이랜드에서 40경기 23골을 몰아치며 스타덤에 올랐다. 2017~2018시즌 1부리그 상주상무에서 2시즌간 45경기 21골, 역대 군인선수 최다골을 기록했다. 그리고 K리그 1부리그 '리딩구단' 울산 유니폼을 입었다. 꽃길만 걷지 않았다. 한국나이 서른의 K리거는 '가시밭길'을 축복이라고 했다. 주민규는 "저는 힘들게 어렵게 여기까지 왔다. 힘든 시기가 많았다. 물론 엘리트 코스만 밟는 선수들도 힘들다. 저는 그 선수보다 좀더 힘들었던 것같다"고 했다. "가족의 힘으로 여기까지 버텨왔다"고 덧붙였다. "아직 인생의 절반도 살지 않았지만, 시련은 내게 힘이다. 힘든 시기가 찾아와도 헤쳐나갈 힘이 생겼다. 힘든 시절을 기억하기 싫어하는 이들도 있지만 저는 그 시간들에 감사한다." 인생을 결정 짓는 건 언제나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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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플레이어' 주민규는 새로운 팀 울산에 폭풍적응하고 있다. 상주 상무 시절 군대밥을 함께 먹었던 윤영선, 김성준, 김태환, 오승훈, 신진호와 울산에서 재회했다. 주민규는 "군대 동기, 선임들도 든든하고, 이근호 형, 박주호 형들도 너무 좋다. 실력뿐 아니라 분위기가 정말 좋은 팀"이라고 소개했다. 주니오와의 한솥밥 경쟁에 대한 질문에 주민규는 "경쟁보다 공존"을 노래했다. "축구는 한 명이 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울산은 우승을 해야한다. 주니오가 잘하면 좋다. 주니오는 정말 좋은 선수다. 장점을 배워서 제것으로 만들어야한다. 주니오처럼 훌륭한 선수가 옆에 있어서 좋다."
'울산 데뷔골 도우미' 김보경에게 밥을 샀느냐는 농담에 주민규는 의외의 답을 내놨다. "(김)보경이형은 제가 범접할 수 없는, 워낙 '톱클래스' 선수다. EPL 출신에 등뒤에서 뭔가 빛 같은 게 난다. 그래서인지 좀 어렵다. 말도 잘 못붙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주민규의 올시즌 목표는 오직 울산의 K리그 우승이다. 국가대표 꿈을 묻는 질문에 "국가대표는 늘 마음속에 품어온 꿈이다. 하지만 올해는 팀 우승이 가장 큰 목표"라고 힘주어 말했다. "정말 열심히 해서 울산이 우승하고, 보경이형과 함께 국가대표에 가게 된다면 그때는 밥도 사달라고 말할 것"이라며 웃었다.
주민규는 10일 오후 8시 울산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가와사키전에서 사상 첫 아시아챔피언스 무대에 도전한다. 김도훈 감독은 9일 기자회견에 선수대표로 주민규를 대동했다. "감독님이 '아챔은 처음이지?' 하시더라. 그래서 같이 가자고 하셨다더라. 김사할 따름"이라며 고개 숙였다. "'아챔'은 아시아 프로선수들의 로망이다. 누구나 쉽게 나갈 수 있는 무대가 아니다. 좋은 팀으로 이적한 덕분에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안방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라며 눈을 빛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