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1∼2월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국내 면세업계가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마케팅 비용이 판매액의 30%에 달해, 정작 실속은 중국이 챙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1일 면세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업계 1∼3위인 롯데·신라·신세계면세점이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면세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는 선불카드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1위 롯데면세점은 지난달부터 선불카드를 제공하는 프로모션에 돌입했다. 지난달 서울 명동 본점에서 화장품과 패션 제품을 구매한 고객에게 구매액의 10%에 해당하는 금액이 든 선불카드를 제공했다. 면세업계가 일반적으로 중국 여행업체에 손님을 보내주는 대가로 구매액의 20% 안팎을 송객 수수료로 주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선불카드까지 포함하면 구매액의 30%가 중국인에게 다시 흘러나가는 셈이다.
주한미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에 대한 보복으로 중국 단체 관광객의 한국 방문 제한 이후 이 빈자리는 명품 등 면세품을 대리 구매해서 중국에서 판매하는 중국 보따리상들이 채웠다. 지난해 사상 최대였던 18조9600억원의 국내 면세점 매출 중 60% 이상이 중국 보따리상이 차지했다는 것이 면세업계의 추정이다.
특히 롯데는 이달 들어서는 외국 단체 관광객을 대상으로 선불카드 구매액에 따라 비율을 다르게 적용한 선불카드를 주고 있다. 구매액이 많을수록 선불카드 혜택도 더 커지는 식이어서 3000 달러(약 343만원) 이상을 사면 40만원 카드를 제공한다. 2∼3위 업체인 신라와 신세계면세점도 유사한 종류의 선불카드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구매액의 약 10%에 해당하는 금액의 선불카드를 주고 있으나 일부 화장품 프로모션의 경우 구매액의 20%에 가까운 금액이 되기도 한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중국 보따리상 유치를 위한 과열경쟁으로 결국 국부가 중국으로 유출되는 결과가 초래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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