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와 수수료 협상을 타결한 카드업계가 다른 초대형 가맹점들과의 협상에서는 '버티기 작전'에 돌입, 협상 장기화를 예고하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업계 1위인 신한카드가 대표 격으로 쌍용차와의 가맹점 수수료 협상이 장기전에 돌입한 상황이다.
쌍용차는 지난달 20일 자신이 제시한 안을 받지 않으면 카드 결제를 거부하겠다고 했으나 실행에 옮기지는 않고 한 달 가까이 카드사와 이견을 조율 중이다. 당초 현대차의 전례를 따라 강공 태세를 보였던 쌍용차는 '더는 물러설 수 없다'는 카드업계의 결사 항전 기세에 밀려 주춤했다. 현대차는 가맹점 계약 해지라는 강수를 두면서 협상을 주도해 카드업계 요구 수준인 0.1%포인트 인상에 한참 못 미치는 0.05%포인트 인상으로 결론을 지은 바 있다. 쌍용차는 카드업계의 2%대 인상 통보에 맞서 현대차 수준인 1.89%로 낮춰달라고 했고, 현재 양측은 1.9%대 중반에서 타협점을 찾고 있다.
다른 자동차 업체인 한국GM, 르노삼성도 지난달 카드사와 재협상에 들어갔으나 노사갈등으로 '내홍'을 겪고 있어 수수료 협상에 매진할 형편이 아니다.
한편 이동통신, 대형마트, 항공사 등 다른 업종의 초대형 가맹점과 수수료 협상도 속도를 못 내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미 지난 3월 1일부터 인상된 수수료율이 적용되고 있는 만큼 카드업계가 협상을 서두를 이유가 없다.
그러나 이들 업종의 가맹점이 현대차와 같이 가맹점 계약 해지를 운운하며 협상을 종용할 수 없는 노릇이다. 실제로 계약 해지를 했다가 자신의 고객들로부터 불만을 살 수 있어서다. 게다가 이들 업종은 카드업계와 이해관계가 긴밀하게 얽혀 있어 무작정 강공을 펴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예컨대 이동통신업체는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면 요금이 연체될 일이 없고 요금 연체에 따른 채권 추심도 할 필요가 없다. 물론 카드 결제에 따른 수수료를 카드사에 줘야 한다. 이동통신사는 자동납부 접수대행 제휴 중단이라는 카드를 꺼냈으나 카드업계에 큰 타격을 입히지는 못했다. LG유플러스는 2월에 이미 제휴를 철회했고, KT는 15일에 중단한다.
최근 여론 동향도 협상력에서 우위가 있는 이들 초대형 가맹점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어 협상 정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주요 대형가맹점 대상 카드사 경제적 이익 제공 현황 자료'가 공개되면서, 이동통신업종에 대한 카드사의 수수료 수입 대비 마케팅 비용 비율이 143%에 달하는 등 이들 초대형 가맹점이 카드사로부터 막대한 경제적 이익을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바 있다.
관련 업계에서는 이러한 상황들로 인해 양측의 협상이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소형기자 compac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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