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의 외국인 농사가 풍년이 될까.
지난해 한국에서 오래 뛴 더스틴 니퍼트, 라이언 피어밴드와 재계약하지 않고 새 인물을 찾았던 KT는 라울 알칸타라와 윌리엄 쿠에바스를 영입해 새롭게 외국인 원투펀치를 구성했다.
시즌전까지 이들의 성공가능성은 반반이었다. 알칸타라는 150㎞가 넘는 빠른 공을 던지는게 매력적이었고, 쿠에바스는 다양한 변화구와 제구력에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한국 야구에 어떻게 적응하느냐가 중요했다.
시작은 삐걱댔다. 쿠에바스는 시범경기부터 한국 타자들에게 맞았다. 구속이 올라오지 않으면서 변화구도 위력을 보이질 못했다. 알칸타라는 전지훈련 막바지 어깨 통증을 느껴 시범경기엔 던지지도 못했다.
쿠에바스는 정규시즌에 들어와서도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쉽게 이닝을 막다가도 한꺼번에 집중타를 맞고 실점했다. 3월23일 SK 와이번스와의 개막전서 5⅔이닝을 던진 이후 매경기 6이닝씩을 소화하긴 했지만 들쭉날쭉했다.
16일 한화 이글스전서 처음으로 안정감있는 피칭을 보였다. 6이닝 동안 4안타 무실점을 하며 팀의 4대2 승리를 이끌었다. 팀타율 1위의 한화를 상대로 해 걱정이 많았지만 기우였다. 안정감있게 피칭을 했던 쿠에바스는 마지막 위기였던 6회초 무사 1,2루에서 제라드 호잉을 삼진, 김태균을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하며 끝까지 실점하지 않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초반엔 무리하게 정면승부를 하다가 맞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엔 다양한 변화구를 적재적소에 잘 이용하기 시작했다.
알칸타라는 어깨 통증으로 인해 늦게 합류했지만 기대 이상의 피칭으 보여주고 있다. 데뷔전이었던 3월 30일 수원 KIA 타이거즈전서 6⅓이닝 4안타 1실점으로 첫 승을 따내면서 좋은 출발을 했고, 이후 2경기도 모두 퀄리티스타트였다. 특히 11일 고척 키움 히어로즈전서는 7⅔이닝 동안 5안타 1실점의 완벽투로 팀의 연패 사슬을 끊었다. 3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2.25를 기록중이다.
알칸타라가 초반부터 안정감을 보였고, 쿠에바스도 한국 야구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KT도 초반 난조에서 벗어나는 흐름이다. 5연패만 두번 당했지만 최근 5승4패의 좋은 분위기를 만들고 있다.
2015년 크리스 옥스프링의 12승 이후 10승 투수가 배출되지 않은 KT. 쿠에바스와 알칸타라가 두자릿수 승리를 챙긴다면 분명 올해 농사는 풍년이라고 할 수 있다. 현재까진 긍정적인 신호가 많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