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좀 창피했어요. 서포터 역할만 했을 뿐인데."
두산 남자 핸드볼팀이 '불후의 대업'을 달성했다. 핸드볼 코리아리그 출범 이후 처음으로 정규리그에이어 챔피언결정전까지 22경기를 모두 승리로 장식하며 '22연승 통합우승'을 달성했다. 두산은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전용경기장에서 열린 2018~2019 SK핸드볼 코리아리그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SK호크스를 27대24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로 두산은 챔피언결정 1, 2차전을 모두 승리하며 정규리그에 이어 22연승 통합 우승의 큰 업적을 달성했다. 향후 또 이런 기록이 달성될 지 장담키 어려울 정도다. 팀의 우승을 이끈 윤경신 감독조차도 "다른 팀들도 전부 강해져서 다음 시즌에는 전승을 장담하기 어려울 것 같다"고 할 정도였다.
사실 두산의 이런 대업 달성의 이면에는 팀의 간판인 정의경의 약속이 있었다. 정의경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공개적으로 '전승 우승'을 목표로 내건 바 있다. 그 약속을 실현해냈다. 특히 정의경은 이번 시즌 빼어난 활약으로 정규리그 MVP로 뽑힌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또 다시 MVP로 선정돼 '통합 MVP'가 됐다.
하지만 정의경은 "창피하다"며 MVP 소감을 풀어놨다. 그는 "사실 좀 창피하다. 챔피언결정전에서 나는 서포터 역할만 했을 뿐이다. 나보다 조태훈이나 강전구가 더 잘했다. 골키퍼 (박)찬영이 형한테도 미안하다. 더 잘한 선수들이 많은데 내가 상을 받게 됐다"며 멋쩍어 했다.
그러자 옆에 있던 윤 감독이 "(김)동명이한테는 안 미안하냐? 거의 다 미안하지?"라고 정의경에게 농담을 던졌다. 이는 정의경이 미디어데이에서 갑자기 '전승 우승'을 내걸어 자신을 당황케 한 점에 대한 '유쾌한 복수'였다.
이런 일화에 대해 정의경은 "감독님이 2015년 전승 우승공약을 하고나서 첫 판부터 지니까 (전승에 관한)말이 없어지시더라. 그래서 미디어데이를 앞두고 내가 그 약속을 하겠다고 했더니 그것도 계속 말리셨다. 하지만 현장에서 그냥 말했다"면서 "자신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앞두고 연습하는데, 훈련량이나 전력에서 도저히 다른 팀에게 질 것 같지 않더라. 확신이 있었다"고 공약 이유를 밝혔다. 윤 감독 또한 "그 말을 들었을 때 사실 한대 때려주고 싶기도 했다. 하지만 정의경이 그런 목표를 걸었기에 우리가 앞만 보고 걷고, 승리를 더 원했던 것 같다"며 정의경의 공헌도를 인정했다.
송파=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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